8일 인천시에 따르면 서구지역에는 검단신도시를 비롯, 루원시티(가정오거리 도시개발사업), 제3연륙교, 청라지구 내 450m의 시티타워 건립, 경인고속도로 직선화 사업 등 대형 사업들이 추진되고 있다. 검단신도시 사업비만 3조6,000억원이 들어가고, 루원시티는 2조9,000억원이 들어가는 초대형 사업들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서구지역에서 추진되는 검단신도시, 루원시티 등 주요 대형사업들의 사업비 규모를 따져보면 7조8,000억원에 달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부동산 경기부진이 장기화되면서 사업들이 줄줄이 지연되는 등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검단신도시 개발사업의 경우 지난 2007년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를 위해 추진돼 왔는데, 사업시행자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부동산 침체에 따른 분양시장 전망이 어려워지자 착수시기 조율에 들어가면서 복병을 만난 것이다.
서구 당하동 일대 1,815만㎡에 택지지구를 조성하는 내용의 검단신도시 사업은 LH와 인천도시공사가 당초 1·2지구로 나눠 개발할 계획이었지만 사업추진이 지연돼 2지구 (690만㎡)는 해지했고 1지구(1,122만㎡)만 남아 있는 상태다. 애초 계획했던 개발면적에서 확 쪼그라든 것이다. 사업추진이 늦어지자 인천시는 검단신도시 지분 만큼 사업부지 절반에 대해 독립계획 인허가(면적 분할개발)를 신청 한 뒤 내년 3월부터 건설업체에 토지공급에 들어간다는 구상을 짜고 있다. 면적분할개발을 추진하려고 해도 LH가 합의해 줘야 하기 때문에 구상으로 그칠 수도 있어 인천시로서는 난감한 상황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LH와 협의를 진행중이지만, 분할개발에 대해 양측이 어떤 합의나 공감대를 이룬 것은 전혀 없다"며 "아직 얘기를 나누는 단계로 이해하면 된다"고 말했다.
인천의 대표적인 도심개발사업인 루원시티 사업은 7년째 제자리를 맴돌고 있다. 이 사업에도 LH가 참여하고 있는데, 2015년에나 기반시설공사에 착수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인천시 관계자는 "대형개발사업의 경우 인천시가 단독으로 진행하기 어려워 대부분 LH와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그러나 LH 재정상황이 어려워 사업진척에 속도를 내지 못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사업비 5,000억원에 달하는 제3연륙교 건설공사도 기약없이 표류중이다. 제3연륙교 건설과 관련 인천시 관계자는 "내년 준공을 목표로 했는데, 수포로 돌아간지 이미 오래됐다"며 "지난 2011년 2개공구로 나눠 기본설계를 진행하고 턴키(설계시공 일괄입찰) 적용방침까지 정했지만 발주시기는 도무지 가늠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민자로 건설된 1~2연륙교(영종대교·인천대교)의 최소수익보장(MRG) 문제를 놓고 국토부와 인천시가 이견을 보이고 있기 때문인데, 인천시는 조기착공을 위해 최후수단으로 국무조정실에 행정협의 조정을 신청, 그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청라지구 내 시티타워 건설사업과 경인고속도로 직선화 사업도 지지부진하기는 마찬가지다.
대규모 사업들이 이처럼 지지부진한 상황에 빠져 있다 보니 지역 주민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실제 대형사업 인근 주민들은 사업속도를 내라며 연일 인천시청 앞으로 몰려가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업추진의 주요 파트너인 LH 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아 인천시가 유탄을 맞고 있는 것인데, 지금 상황에서 이를 해소할 똑부러진 대안마련도 여의치 않아 주민 불만은 날로 커지는 형국이다. 부동산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대규모 자금 조달도 쉽지 않아 이들 사업지연은 당분간 돌파구를 찾기 어려울 전망이어서 인천시와 주민간 갈등은 특단의 대책이 없는 한 지속될 전망이다. 인천시는 원론적인 입장만 되풀이 하고 있다. 인천시 관계자는 "서구 지역에 대형사업들이 몰려있다 보니 주민들의 민원이 끊이질 않고 있다"면서 "중앙정부와 해당기관간 원만한 협의를 거쳐 사업이 조기에 정상화 될수 있도록 대책을 강구하겠다"고만 밝혔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