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하루 전만 해도 '아름다운 단일화를 이뤄내겠다'고 했던 양측이 예상치 못한 돌발 이슈로 하루 만에 등을 돌리면서 단일화가 제대로 이뤄지겠냐는 우려가 나온다. 설사 협상이 재개되더라도 이날의 내상을 극복하기가 쉽지 않아 두 후보가 강조한 '1+1=3'의 시너지를 낼 수 있겠냐는 의문도 제기된다.
이날 안 후보 측은 협상중단을 일방적으로 선언하면서 "민주당의 가시적인 조치가 있으면 언제든 협의는 재개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특히 안 후보 측은 이날 한 언론에서 민주당 핵심관계자발로 '안 후보가 다음주면 후보직을 양보할 수도 있다'고 한 발언을 두고 "터무니없다. 단일화 상대에게 할 일인지 묻고 싶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보도에 대해 문 후보 측 박광온 대변인은 유감을 표명했지만 안 후보 측은 "충분한 조치라고 볼 수 없다"며 "(발언 당사자들의 인사조치를 포함해 가시적 조치를) 문 후보와 민주당에서 판단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특히 '안 후보 양보론'이 보도된 후 안 후보 캠프 민원실로 사실 여부를 묻는 전화가 쇄도하고 이에 따라 전날부터 실시된 '안철수펀드' 자금 모집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캠프 측 불만이 폭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안 후보 측은 ▦백원우 전 민주당 의원이 개인 트위터에 안 후보 측 협상 팀원인 이태규 미래기획실장의 '새누리당' 전력을 문제 삼은 것 ▦문 후보 측 협상 팀원인 김기식 민주당 의원이 전날 합의와 달리 개인적 의견을 라디오를 통해 밝힌 점 등도 합의 정신을 위반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후보 측의 한 핵심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안 후보 양보론이 돈 이후에 '왜 펀드 모집을 하느냐'고 하면서 문재인 캠프 측으로부터 (안 후보가 양보한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고 하는 제보가 많이 온다"고 전했다.
안 후보 측이 이날 협상의 일방 중단을 선언하기 전부터 양측으로부터 심상치 않은 기류가 일찍이 조성됐다.
특히 안 후보 측은 문 후보 측 언론 플레이가 지지율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강한 견제구를 던지기도 했다. 안 후보 측의 유민영 대변인은 이날 오전 "민주당의 여러 행동에 대해 지켜보고 있다"며 "페어플레이에 대해, 새로운 정치에 대해, 진실을 말한다는 것에 대해 지켜볼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안 후보 측은 최근 여론조사의 공정성에 대해 수차례 의문을 제기하는 등 최근 지지율 급락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따라 이날 협상 중단 선언이 지지율 하락을 막기 위한 공세 전환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문 후보는 이날 부산을 방문한 자리에서 "뭔가 오해가 있으면 빨리 풀어야죠"라며 "어떤 일 때문에 그렇게 됐는지 잘 모르지만 오해를 풀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문 후보 측 우상호 공보단장은 "문 후보의 특별지시에 따라 안 후보 측을 자극할 발언ㆍ행동에 주의를 기해왔다"며 "더더욱 만전을 기하겠다"고 했지만 민주당 일각에서는 안 후보 측의 일방 협상 중단 선언에 대해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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