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는 리스크 관리의 책임을 아랫사람 탓으로 돌리지 마라" 오마하의 현인 워렌 버핏이 27일(현지시간) 공개한 연례투자자 서한에서 이같이 강조하고 "능력이 미치지 못하는 금융회사 CEO는 다른 직업을 알아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인 버핏은 오는 5월 첫 주 토요일 개최되는 주주총회에 앞서 해마다 2월말~3월초 해서웨이 주주들에게 서한을 통해 경영실적을 공개하면서 자신의 투자철학 등을 전파해 왔다. 워런 버핏회장은 올해 서한에서도 월가 CEO를 또 다시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월가의 대형 은행들이 주주들에게 큰 손실을 입혔음에도 경영진들은 아무런 일이 없는 듯 호화롭게 지내고 있다"며 "CEO들의 부주의로 회사는 물론이고 미국경제에 해를 입었다면 CEO는 무거운 책임을 져야 한다"이라고 말했다. 버핏은 철도회사인 벌링턴 노던산타페(BNSF)를 통째로 인수하기 위해 신주를 발행, 주가를 희석시킨 것에 대해 투자자들에게 양해를 구했다. 버핏은 "BNSF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자금마련을 위해) 신주를 발행한 것이 솔직히 내키지는 않았다"면서 "시장가격 보다 높은 가격으로 철도회사를 인수했지만 장기적인 투자이익으로 이를 상쇄할 것"이라며 철도주의 미래를 낙관했다. 버핏은 서한 맨 마지막 추신에서 "주총 때 철도를 타고 오라"며 특유 유머 감각을 드러내기도 했다. '역 발상의 투자자'인 버핏은 지난해 회사채와 지방정부채권을 더 많이 투자하지 못해 좋은 투자기회를 놓친 것에 대해 큰 아쉬움을 표시했다. 버핏은 "좋은 기회는 자주 오는 것이 아니며, '금(金) 비'가 내릴 때는 골무 대신 양동이를 집어들어야 했다"며 "나는 더 많이 (회사채와 지방채를) 사들여야 했다"고 말했다. 버핏은 '남들이 탐욕을 느낄 때 두려움을 느끼고 공포를 느낄 때 탐욕스러워져야 한다'는 역 발상의 투자자로 유명하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안전자산인 미국 재무부채권(TB) 투자수요가 몰리면서 일반기업들의 회사채와 지방채 가격은 큰 폭으로 떨어졌었다. 버핏은 "1965년 이래 해서웨이 주가는 매 5년 단위로 보면 S&P 500 지수에 뒤쳐진 적이 없었다"는 말로 상대적으로 낮은 투자수익률에 대한 해명을 대신했다. 해서웨이 주가는 지난해 19.8% 증가해 S&P500지수 상승률 26.5%에 다소 못 미쳤다. 해서웨이 주가상승률이 S&P 500지수실적 보다 저조한 것은 지난 2004년 이후 5년만에 처음이자, 그가 회장을 맡은 지난 65년 이후 7번째로 기록된다. 그는 "우리는 공격보다 방어를 잘했고 이는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이라며 " S&P 500 지수가 하락할 때 해서웨이는 항상 지수보다 나았다"고 강조했다. 단기가 아닌 장기투자 관점에서 해서웨이 실적을 지켜봐 달라는 당부인 셈이다. 버핏은 주택시장 전망과 관련, 내년 중에는 회복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버핏은 "고급 주택 시장이나 주택이 매우 과도하게 지어진 지역을 제외할 경우 향후 1년여 안에는 미국의 주택시장의 문제가 대부분 '지난 일'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미 주택가격은 버블기 때 수준을 계속해서 밑돌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주택 구입자들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며 "몇 년 전 적당한 집을 구하지 못했던 많은 가정들은 자신의 능력 내에서 집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혀 앞으로 1년 정도가 주택구입의 적기라는 점을 시사했다. 한편 버핏은 BNSF를 인수하고 스위스 리(재보험회사)와 다우(회학회사) 등에 투자하기 위해 지난해 ▦코노코필립스 ▦무디스 ▦P&G ▦존슨앤존슨 등의 주식을 대량 처분했다. 한국의 포스코주식 보유량은 2008년과 비교해 변동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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