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이 바뀌면 냄새도 달라진다

사물의 이름이 일으키는 연상작용이 실제로 사람이 느끼는 냄새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BBC 뉴스 인터넷 판이 26일 보도했다.

즉 장미를 다른 이름으로 부르면 덜 향기롭게 느껴지고 고약한 냄새에도 그럴듯한 이름을 붙이면 매력적으로 느껴진다는 것이다.

에드먼드 롤스 교수가 이끄는 옥스퍼드 대학 연구진이 작성한 이 연구 보고서는신경학회지 `뉴런' 최신호에 발표됐다.

연구진은 자원봉사자들을 대상으로 냄새를 맡게 하는 실험을 하면서 이들의 두뇌활동을 관찰했는데 `체다'와 `암내'란 이름이 각각 붙은 체다 치즈 냄새를 맡게한 뒤 냄새를 평가하게 하자 `체다' 냄새를 맡은 그룹은 `암내' 그룹에 비해 더 좋은 평가를 내렸다고 밝혔다.

실험 대상자들은 `체다치즈' 표시가 된 실물 냄새를 맡자 냄새를 분석하는 뇌의높은 부분이 활발히 활동했으며 `체다치즈' 표시가 된 깨끗한 공기 냄새를 맡으면서도 뇌의 같은 부분이 보다 약한 정도로나마 활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암내'란 표시가 된 체다치즈나 맑은 공기 냄새를 맡을 때 이 부위에서는 아무런 움직임도 일어나지 않았다.

연구진은 또 실험대상자가 숨을 얼마나 크게 들이 쉬는지가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지도 조사했으나 아무런 영향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롤스 교수는 "냄새에 붙은 이름이 후각에 실제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감정과 관련돼 있는 안와전두피질이란 뇌 부위에서 냄새의 쾌감이 조절돼후각으로 내려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사실을 이해하는 것이 건강과 질병을 이해하는데 중요하다면서 예를들어 치매나 교통사고 환자의 경우 안와전두피질이 손상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들은식성이 바뀌어 비만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물론 냄새가 소비자에게 미치는 영향도 요식업자들에게는 중요한 요소라면서 음식 맛을 어떻게 묘사하느냐가 실제 음식 맛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카디프 대학의 냄새 전문가 팀 제이컵은 "후각은 매우 특별한 지각으로 뇌의 무의식 영역을 자극한다"며 향수 회사의 실험에서 고객들은 각각 다른 모양, 다른 색의 병에 담긴 같은 향수를 다른 것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