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자민당 총재가 신임 총리에 오를 경우 엔화약세와 증시랠리가 당분간 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분석이다.
우선 엔화가치는 아베 총재가 지난달 19일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의 윤전기를 돌려서라도 돈을 무제한으로 찍어내겠다"며 대대적인 금융완화 정책을 밝힌 후 한달 전보다 약 5% 급락한 달러당 83엔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83엔대 진입은 8개월 만에 처음이다.
아베 집권 이후 구체적인 정책을 발표할 경우 엔화가치가 더 떨어지면서 올해 말까지 달러당 85엔까지 내려갈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주식시장도 강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지난 14일 9,737포인트로 마감하며 한달 만에 약 12%나 급등했다. 엔화가치가 급락하면서 수출기업에 대한 투자심리가 높아질 경우 주가는 더 가파르게 오를 수 있다.
장기간 이어진 엔화강세가 끝나기를 기다린 투자자들이 많다는 점도 주식 랠리를 이끌 것으로 보인다. 미국 시카고에 본부를 둔 투자회사 해리스어소시에이트의 데이비드 헤로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실제 엔화약세가 본격화할 경우 막대한 투자금이 증시에 투입돼 랠리를 이끌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아베 총재의 대규모 양적완화로 국가부채 증가 우려가 커질 경우 일본증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실제 아베가 집권할 경우 국내외의 비판여론을 무릅쓰고 일본은행의 독립성을 훼손하면서까지 무제한 양적완화에 나설지도 미지수다.
이외에 양적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이미 증시에 반영돼 아베 총재가 총리에 오를 때는 단기차익을 얻은 투자자들이 오히려 증시에서 빠져나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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