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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청단파, 5세대 지도부 구성서 유리한 고지

■ 中, 보시라이 서기 전격 해임… 권력투쟁 막 올랐다<br>이번사건 우발적 측근비리로 보는 시각 지배적<br>집단지도체제 특성상 계파안배·타협 가능성도

측근인 왕리쥔(王立軍) 전 충칭시 부시장의 미국망명 시도로 정치적 타격을 받은 보시라이(薄熙來) 충칭시 서기가 15일 결국 해임됨에 따라 올 가을 결정되는 중국 5세대 지도부의 권력지형에 어떤 파장을 몰고 올지 주목된다. 보 서기는 지난 2월 터진 왕리쥔 사건 전만 해도 올 가을에 열리는 제18차 공산당대표대회에서 최고지도부인 정치국 상무위원 진입이 유력시되던 인물이다.

원자바오(溫家寶) 총리가 해임조치 직전일인 지난 14일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 및 전국정치협상회의) 폐막 기자회견에서 "충칭시 서기와 위원회는 반성해야 하며 왕리쥔 사건을 법에 따라 처리하겠다"고 밝힐 때만 해도 보 서기의 즉각적인 해임으로까지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보 서기가 왕리쥔 사건 이후에도 소득 재분배를 지향하는 특유의 '홍색' 행보를 지속하고 양회에도 참석하며 정상적인 정치활동을 해나갔기 때문이다. 또 보 서기에 대한 원 총리의 비판도 정치개혁을 주창하는 당내 소수파로서 개인적인 소신발언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가 공식 해임을 발표함에 따라 원 총리의 '보시라이 발언'은 최고지도부의 합의하에 나온 것임이 드러났다. 전문가들은 이와 관련해 집단지도체제로 운영되는 중국 정치의 특성상 지도부의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튀는 행보를 보이는 세력은 조직의 이름으로 제재한다는 관례를 다시 한번 보여준 사례라고 분석했다.

보 서기가 정치적으로 낙마하면서 올 가을 5세대 지도부 권력교체를 앞두고 이제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이 이끄는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파와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을 정점으로 하는 상하이방(상하이 배경 고위간부) 및 태자당(고위 혁명원로 및 고위 간부의 자제)파 간의 권력다툼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문일현 중국 정법대 교수는 "유력한 상무위원 후보였던 보 서기의 퇴진으로 올 가을 9명의 정치국 상무위원 배치구도를 놓고 계파 간 지분싸움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보 서기 후임으로 임명된 장더장(張德江) 부총리는 장 전 주석 계열의 상하이파로서 왕리쥔 사건으로 뒤숭숭한 충칭시 정국을 수습하는 임무가 부여된 것으로 보인다. 통신ㆍ운수ㆍ에너지 등을 담당하는 장 부총리는 차기 상무위원 후보로 거론되지만 지난해 원저우 고속철 참사로 정치적 타격을 받아 미래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일단 태자당파인 보 서기의 공백으로 상대인 공청단파가 유리한 고지를 확보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장 전 주석이 이끄는 상하이파는 차기 후계자로 낙점된 시진핑(習近平) 부주석, 왕치산(王岐山) 부총리 등 태자당파와 친밀하고 어느 정도의 연합관계를 형성하고 있어 보 서기 사건의 반사이익이 공청단파에 돌아갈 것이라는 계산이다. 이에 따라 차기 정치국 상무위원 자리를 놓고 보 서기와 다투던 공청단파의 차기 대표인물인 왕양(汪洋) 광둥성 서기의 입지가 상대적으로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보 서기의 실각이 계파 간 권력투쟁의 산물이 아니라 왕리쥔 개인의 부패사건에서 비롯된 우발적 사건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어서 이번 일로 공청단파가 정권창출의 승기를 잡았다고 보는 것은 무리라는 분석도 나온다. 후 주석이 2007년 장 전 주석의 핵심 측근인 천량위(陳良宇) 당시 상하이 서기를 부패혐의로 전격 구속한 것과 이번 보 서기 사건은 성격이 다른 것으로 정가에서는 해석하고 있다.

천 서기의 실각이 오만할 대로 오만해진 상하이방 세력을 약화시키기 위한 후 주석의 정치적 결단이었다면 이번 보 서기 사건은 우발적 측근비리에서 시작됐다는 게 중론이다. 결국 공산당 집단지도체제 특유의 성격상 계파 간 권력구도와 안배ㆍ협의에 따라 차기 최고지도부가 정해지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관측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왕 서기가 이번 양회에서 중국 정치 민주화의 한 획을 그은 것으로 평가되는 광둥성 우칸촌 사건을 법대로 처리한 것일 뿐이라며 겸손한 자세를 보인 것도 경쟁계파들의 불필요한 결집을 막기 위한 행보로 읽힌다.

공청단파로는 차기 총리가 유력시되는 리커창(李克强) 부총리 외에 리위앤차오(李源潮) 공산당 조직부장, 왕 서기 등의 상무위원 진입이 유력시되며 계파안배 차원에서 6세대 지도부의 정점으로 떠오르는 후춘화(胡春華) 네이멍구 서기의 조기진입도 점쳐지고 있다. 상하이 및 태자당파로는 차기 주석으로 낙점된 시 부주석 외에 왕 부총리, 위정성(兪正聲) 상하이시 서기, 장 부총리, 장까오리(張高麗) 톈진시 서기 등이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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