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보다 3일로 예정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한국 방문이 높아진 한국의 위상을 알리고 한중관계 발전을 기약하는 마당이 아니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바늘방석으로 바뀔 분위기다. 한미동맹의 특수성을 인정하되 한중 경제관계 발전을 강조해온 중국이 한국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참여 요구를 계기로 외교 공세를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미국은 한국의 AIIB 가입을 노골적으로 반대하고 있다.
한국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처지에 빠지게 된 근본원인은 지정학적 위치지만 주도적으로 목소리를 낼 기회는 없었는지 되돌아볼 여지가 있다. 국민의 대일감정이나 식민지 수탈 경험을 한미일 삼각 군사동맹을 추진하는 미국에 대한 외교 카드로 활용하지 못한 점은 실책이 아닐 수 없다. 하와이에서 2일 열릴 최초의 한미일 합참의장 회의가 좋은 사례다. 일본의 망발이 이어지는 가운데도 간접 군사동맹으로 갈 수 있는 회의를 우리 정부는 덜컥 받아들이고 말았다. 안보현실과 좌표를 제대로 인식했다면 이런 난국을 초래하지 않았을 수도 있었기에 묻는다. 과연 우리의 외교안보에 전략과 전술이 있는가.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