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후보는 이날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 “유신에 대해 많은 평가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당시 아버지가 ‘내 무덤에 침을 뱉어라’고까지 하면서 나라를 위해 노심초사했다”며 “그 말 속에 모든 것이 함축돼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내 무덤에 침을 뱉어라’는 말은 박 전 대통령이 재임 기간 청와대 출입기자 등에게 했던 말로 알려져있다. 이는 부친인 박 전 대통령 스스로 5ㆍ16 쿠데타와 유신의 공과(功過)를 인식하고 있었음을 환기시키면서 과거사에 대한 평가를 역사에 맡겨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박 후보는 “역사의 판단에 맡겨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내가 그때 지도자였다면, 또 이런 입장에 있었다면 어떤 선택이나 판단을 했을까 등을 생각하면서 객관적으로 봐야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박 후보는 ‘박 후보의 당선을 바라는 사람들이 과거와의 연결고리를 박 후보가 끊어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는 생각은 안하느냐’는 질문에 “15년 정치하면서 나름대로 끊임없이 국민의 평가를 받아왔다”며 “지금 우리가 할 일은 시대에 주어진 일ㆍ사명을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라고 답했다.
또한 “우리 현대사는 압축적 발전의 역사였지만 그 과정에서 굴절도 있었고 그림자도 있었다”며 “성과는 계승해서 발전시키고 어두운 부분에 대해서는 상처를 치유하고 화해하면서 미래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정치평론가들은 박 후보가 관련 발언을 수정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거듭 드러낸 것으로 해석하면서 ‘박정희 시대’를 둘러싼 논쟁에 휘말리기보다는 ‘미래’와 관련한 정책과 비전을 선제적으로 제시하는 게 대선전에서 유리하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풀이했다.
/온라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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