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가 사상 최초로 1%대에 진입하면서 부동산시장의 회복세는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대출 부담이 줄어들면서 기존 주택시장과 신규 분양시장이 더욱 활기를 띠고 수익형 부동산을 찾는 투자자들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금리인하는 전세의 월세 전환 추세를 더욱 가속화해 전세난에 기름을 부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부동산시장은 12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를 대체로 반기는 분위기다. 전세난에 지친 실수요자들이 낮은 금리로 대출을 받아 새 아파트에 청약하거나 기존 아파트를 구입하는 경우가 늘어날 것으로 보여서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전셋값이 치솟는 상황에서 대출이자 부담이 낮아지는 만큼 대출을 받아 집을 사려는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며 "금리인하와 봄철 이사 성수기가 맞물려 주택 거래량 증가와 가격 상승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금리인하로 주택 구매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됐지만 향후 금리인상 가능성을 고려해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 연구위원은 "낮아진 금리를 활용해 대출을 받아 주택을 구입하려는 수요가 늘면서 주택 거래가 증가할 것"이라며 "하지만 무리한 대출로 향후 금리 인상기에 이자상환 부담이 늘어나는 것을 감당하지 못할 경우 큰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상가와 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의 몸값도 치솟을 것으로 전망된다. 은행 금리를 감안하면 연 5%가량의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수익형 부동산의 매력이 한층 커지는 만큼 시중자금이 대거 몰릴 것으로 보인다.
한편 금리인하로 집주인들이 전세를 월세로 돌리는 추세가 더욱 가팔라지며 전셋집 구하기는 지금보다 훨씬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집주인들이 전세금을 받아 은행에 예금해봤자 이자가 얼마 되지 않기 때문에 전부 월세로 전환하려 할 것"이라며 "금리인하로 전셋값이 더 오를 경우 깡통 전세의 위험도 커지므로 정부는 관련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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