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후보는 이날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안 후보도 투표시간 연장에 강한 의지를 보여 일종의 공조를 모색해볼 필요가 있다"며 "박 후보가 제3자인 것처럼 표현한 것은 유감이며 투표시간 연장에 동참해달라"고 촉구했다. 투표시간 연장을 매개로 안 후보와 생각ㆍ정책에서 비슷한 점이 많다는 것을 내세운 반면 전날 "여야가 잘 상의해서 결정하면 될 것"이라고 밝힌 박 후보와의 전선은 확실히 부각시킨 셈이다.
안 후보 측 박선숙 공동선대본부장은 "저희는 일단 국민과 함께 선거법 개정 촉구 국민운동을 해나갈 생각"이라며 문 후보의 공조제안은 사실상 거부했다. 하지만 그도 "박 후보와 후보 주변의 분들이 70년대에 머물고자 하는 과거의 낡은 세력이 아니라는 것을 한번쯤 보여줄 때가 됐다"며 독자적으로 박 후보 측과 대립각을 세워나갔다.
새누리당은 대선을 50일 앞두고 소위 '선수가 룰을 바꾸려는 것'은 정치적 의도가 깊이 깔려 있는 것으로 해석했다. 안형환 중앙선대위 대변인은 이날 "투표시간 연장 주장의 근본적인 목적은 자신들 선거에 도움이 되기 위함인데 유권자들의 권리인 것처럼 말하고 있다"며 "선한 목적을 가장한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지적했다.
안 대변인은 "이 문제에 대해서는 다른 선거법과 맞물려 국회에서 논의할 것"이라며 박 후보 발언의 연장선에서 대응한 후 "대선 후보로 등록한 뒤 사퇴해도 정당보조금을 받는 문제 등 선거법 문제를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며 단일화를 논의 중인 야권에 견제구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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