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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이 만난 사람] 홍준표 한나라당 신임 원내대표

"국정혼선 되풀이땐 인적 쇄신 나설것"<br>국익-소신 충돌하면 소신 접고 국익 최우선 고려<br>경제 재도약위해 아일랜드식 노사정 대타협 강력 추진<br>관리형 黨대표 선출해야 안정적 국정운영 지원 가능



“도저히 안 되겠다고 판단되면 대통령께 직접 문제가 되는 중앙부처 장관들과 청와대 수석들의 해임을 건의해 관철시키겠습니다.” 한나라당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된 홍준표(54ㆍ사진) 의원은 25일 서울경제와 가진 단독 인터뷰에서 인적 쇄신론과 관련, “정권이 출범한 지 이제 3개월밖에 되지 않아 아직은 업무파악이 덜 되고 미숙한 부분이 있어 실수하는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 조금 더 지켜보다 또다시 잘못된 징후가 보인다면 그때는 가차없이 치겠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앞으로 국정혼선이 되풀이될 경우 당 주도로 인적 쇄신에 나서 것임을 시사한 대목이다. 홍 신임 원내대표는 자신의 역할론에 대해 “그동안 소신에 따라 옳은 일이라 생각하면 당론과도 다른 의견을 제기했지만 이제는 집권여당의 원내대표 자리에 선 만큼 국익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익과 소신이 충돌한다면 소신을 접고 국익을 따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장실에서 홍 원내대표와 만나 18대 국회 집권여당 초대 원내사령탑으로서의 포부와 당내갈등 수습책, 국정혼선에 대한 복안 등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봤다.
-당선을 축하 드립니다. 검사로 시작해 정치인이 됐는데 정치인이 체질에 잘 맞습니까. ▦검사시절부터 즐겁게 일하려고 하는 스타일입니다. 일은 짜증스럽게 하면 될 일도 안 되지만 즐겁게 하면 안 될 일도 되지요. 정치에 입문해서도 이 같은 철학을 고수하며 스트레스 안 받고 모든 일을 풀어가려고 합니다. 지금까지 잘해오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새 정부 최우선 과제로 서민경제 살리기를 꼽을 수 있는데 강구 중인 방안이 있나요. ▦당의 정책은 정책위의장을 중심으로 할 겁니다. 임태희 새 정책위 의장이 현재 서민경제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행정부와 조율해 곧 발표하겠다는 말씀을 드리는 것으로 대신하겠습니다. -우리 경제의 가장 큰 걸림돌이 있다며 무엇을 꼽으시겠습니까. ▦노동시장이 아닐까요. 노동시장 안정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당장 오는 7월부터 비정규직법이 적용되면 노사관계 대립으로 또다시 노동사장이 불안해질 것입니다. 이를 해결하고 한국경제를 재도약시키기 위해서는 아일랜드식 노(노동계)ㆍ사(경영자단체)ㆍ정(정부) 대타협이 필요합니다. 노동시장 안정을 위해 올해 말까지 아일랜드식 노ㆍ사ㆍ정 대타협이 성사될 수 있도록 강력하게 밀어붙이겠습니다. -신성장 동력 확충을 위해 창조적 인재육성을 강조하셨는데요. ▦한마디로 정리하면 교육제도 개편입니다. 인재 한 명이 천만 명을 먹여 살리는 세상에서 평준화 교육을 고집하는 것은 무의미합니다. 무엇보다 우리 경제가 선진국 문턱까지 온 것은 교육 덕택이 아닐까요.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이공계 등 각종 분야에서 창조적 인재를 길러낼 수 있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17대 국회 때의 여야 대립으로 18대 국회에서 야당을 설득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지난 10년 동안 야당생활을 하면서 서러운 게 있다면 여당이 우리를 국정 파트너로 대하지 않았다는 것이지요. 그러나 제가 원내대표로 있는 한 야당을 국정 동반자로 대하면서 국익을 위한 협조자로 지내려고 합니다. 모든 현안에 대해 야당과 대화와 타협으로 조율할 것입니다. 이 같은 모습으로 진전성을 보일 때 야당도 협조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대운하 건설 추진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입니까. ▦대운하는 2차적인 문제입니다. 대통령의 말씀은 한강을 제외한 금강ㆍ낙동강 등 4대 강 치수대책을 마련하겠다는 것으로 환경복원 차원에서 접근해야 합니다. 수질개선을 비롯해 수량확보 등 하천정비가 시급하다는 의미지요. 대운하를 추진하겠다는 게 아닙니다.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더욱이 정부가 국민의 반대를 무릅쓰고 대운하 건설을 추진한다는 건 있을 수도 없는 일입니다. -최근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지지도를 비롯해 당 지지율이 급격히 하락하는데 해법이 있습니까. ▦당내 갈등 수습에 가장 먼저 나설 생각입니다. 인사 파동은 정무기능을 보완하고 쇠고기 파동은 행정부와 긴밀한 협조체계를 구축해 풀어갈 계획입니다. 주목할 것은 이 모든 과정에서 당이 중심에 서겠다는 겁니다. 이를 위해 당정 시스템을 재정비하고 청와대 정책라인과도 사전협조를 통해 주도권을 쥘 생각입니다. -7월 전당대회에서 선출될 당 대표로 관리형이 적절하다는 의견이 우세한 것 같습니다만. ▦화합ㆍ관리형 대표가 선출되는 것이 좋다고 봅니다. 집권 초기 실세형이 오시면 대통령과 충돌할 가능성이 높아 국정운영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관리형 대표가 오셔야 대통령을 뒷받침하면서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지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여당이 원내에서 결속력을 가지려면 친박 인사들의 복당 문제를 잘 마무리해야 할 것 같습니다. 묘안이 있나요. ▦복당은 당 최고위원회에서 원칙이 정해졌기 때문에 시기와 절차만 남았습니다. 이달 말 이전에 가능한 한 많은 분들과 만나 조율할 것입니다. 복당 문제의 조속한 해결을 위해 이번주 중 박근혜 전 대표도 만날 것입니다. 정책위 등 원내지도부에 소위 친박 인사들이 대거 들어갔습니다. 화합형 지도부 구성을 추진 중이라 원만하게 잘 풀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이 대통령이나 박 전 대표와의 관계는 어떠십니까. ▦대통령과는 12년 전부터 가깝게 지냈습니다. 이 대통령이 어려운 시절 미국 워싱턴에 있을 때 옆에서 보좌하기도 했지요. 박 전 대표와도 대선 이전부터 정치는 원칙론이 중요하다는 정치철학이 비슷해 친밀한 관계를 유지해왔습니다. 두 분과는 잘 지내는 사이인 셈이지요. 사실 지난해 당 대통령 후보경선 때 이 후보와 박 후보 양쪽에서 도와달라는 제의가 들어와 중립을 지키려고 경선에 참여한 것입니다.
■ 홍준표 약력
▦1954년 경남 창녕 ▦대구 영남고, 고려대 법대 ▦울산ㆍ광주ㆍ서울지검 검사 ▦한나라당 원내 부총무, 총재 법률특보, 제1정책조정위원장, 혁신위원장 ▦15~17대 국회의원, 18대 국회의원 당선 ▦국회 환경노동위원장 ▦한나라당 신임 원내대표

■ 기업관 등 들어봤더니

"이윤추구 당연하지만 사회적 책임도 다해야"
불법·비도덕적 행위는 반드시 처벌해야
'가정적으로 성곡 평가' 가장 듣기 좋아

홍준표 한나라당 신임 원내대표는 평소 기업관에 대해 "기업이 이윤을 추구하는 것은 당연한 일 같다. 그러나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망각하고 오로지 돈 버는 데만 몰두하면서 불법적ㆍ비도덕적 행위를 자행한다면 처벌해야 할 것"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18대 국회에서 여당의 원내 컨트롤타워로 사실상 이명박 정부의 각종 정책입법을 총지휘할 홍 원내대표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처음으로 밝힌 기업관이다.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이 많을 때 선진국 도약이 더욱 앞당겨질 것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러면서도 홍 원내대표는 "기업들은 진정한 애국자"라고 높이 평가했다. 그는 해외출장에서의 경험을 예로 들며 "스페인과 영국ㆍ이탈리아 등의 국제공항과 번화한 거리, 빌딩 옥상 등에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옥외 광고판을 보면서 눈물을 글썽였다"면서 "그때 한국 기업들에 대한 고마움을 느끼며 우리나라를 먹여 살리는 선봉장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정치인으로 성공했다는 얘기에 대해 홍 원내대표는 "그런 말보다 가정적으로 성공했다는 평가가 더 좋다"고 강조했다. 그는 "20대로 성장한 두 아들이 지금도 존경하는 인물이 약속을 잘 지키는 아버지라고 얘기하는 게 너무 자랑스럽다"고 설명했다. 그는 시간적 여유가 있을 때 취미생활로 노래 부르기를 꼽았다. 선친이 창을 한 덕택에 대학시절 가수 버금갈 정도로 노래를 잘해 지금도 1954~1978년도 노래 중 가사를 보지 않고 300곡 이상은 무난하게 부를 수 있다고 자신했다. 애창곡으로 '추풍령' '홍도야 울지 마라' 등이 있다고 한다. 또 건강을 위해 운동으로 골프를 즐긴다고 말했다. 12년 전 미국 워싱턴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지낼 때 골프를 치면 10번 중 9번은 자신이 이겼다고 한다. 특히 "골프를 배울 때부터 지금까지 연습장 한번 가보지 않고 책으로 독학했다"며 "그런데도 전성기 때는 싱글을 쳤지만 지금은 핸디가 12~14개 정도"라고 말했다. 서울시장 재도전과 관련해 홍 원내대표는 "오세훈 시장이 잘하고 있다. 미련이 없다"며 도전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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