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미국시간) 열린 백악관 국빈 만찬에서 가장 눈길을 끌었던 패셔니스트는 단연 미셸 오바마 여사. 국빈 만찬에 초청을 받은 김윤옥 여사가 살구 빛 치마와 옅은 저고리로 단아하고 기품 있는 옷 맵시를 보였다면 미셸 여사는 화려한 보라색 이브닝 드레스에 초록색 벨트, 금빛 팔찌 등으로 화려한 패션을 선보였다. 미셸 여사의 패션이 화려함과 함께 주목 받는 또 다른 이유는 이브닝 드레스를 디자인한 주인공이 한국계 디자이너라는 점이다. 미셸 여사의 이브닝 드레스는 미국인 디자이너 두리 정이 디자인한 우아한 퍼플 원 숄더 드레스. 면 저지 소재의 롱 드레스로 심플하면서도 여러 가지 컬러의 코발트 및 초록 비즈 벨트로 포인트를 줘 우아하면서도 섹시한 느낌을 자아냈다. 이 드레스는 미셸 여사가 입기 이전에 ABC 간판 아침 뉴스쇼 '굿모닝아메리카' 앵커 주주 장이 행사 때 입어 눈길을 끈 의상이기도 하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미셸이 자신의 블랙 피부색을 고급스럽게 돋보이게 하는 '로열 퍼플' 컬러의 선택함으로써 패셔니스타로서의 남다른 감각을 드러냈다"며 "미셸의 의상이 나가기만 하면 완판되기 때문에 두리 정이 다시 한 번 주목을 받을 것 같다"고 말했다. 미셸 여사는 평소 세계 정상급 디자이너들의 명품 드레스가 아닌 대만ㆍ쿠바ㆍ한국 등 소수 국가 출신 신예 디자이너의 옷을 선택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명박 대통령 내외를 초청한 국빈 만찬인 점을 고려해 한국계인 두리 정의 의상을 입은 것으로 보인다. 여기다 평소 인종차별에 대한 그의 생각과 비전을 반영했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1973년생인 두리 정은 1995년 미국 파슨 디자인스쿨을 졸업하고 2004년 미국 패션디자이너협회 선정 유망디자이너 10인에 선정된 데 이어 2006년 미국패션디자이너협회 신인 디자이너상을 수상하는 등 미국 패션업계의 주목을 받아왔다. 지난해 뉴욕컬렉션에도 진출해 그의 의상은 최근 할리우드 스타들이 파티나 공식행사를 나갈 때 단골로 입는 옷으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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