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은 청춘에게 주기에는 너무 아깝다."(영국 극작가 조지 버나드 쇼) 올해 출판계 화두는 '위로와 공감'이었다. 이 화두를 이끌며 출판계뿐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가장 큰 영향력을 끼친 책을 꼽으라면 단연 김난도 서울대 생활과학대학 소비자학과 교수가 쓴 에세이집 '아프니까 청춘이다'이다. 부단히 스펙을 쌓고 노력해도 좌절을 거듭할 수밖에 없는 고단한 대한민국 청춘들을 향한 위로를 담고 있는 이 책은 한국 출판 사상 최단 기간에 140만부를 돌파했고 해외 7개국 출간이 확정됐다. 이 과정에서 대한민국 청춘들의 삶은 정치권의 향방까지 좌우하는 사회 이슈로 떠올랐다. 아프니까 청춘이다는 김 교수가 학생들과 교정에서 부대끼고 인터넷으로 청춘들과 소통하며 그들의 아픔을 공감하고 다독이는 글 42편을 묶은 것이다. 김 교수는 책이 이렇게까지 흥행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한다. 책은 다른 자기계발서와 다르게 스펙을 쌓는 방법론이나 열심히 하면 잘될 거라는 식의 무조건적인 독려나 장밋빛 미래를 제시하지는 않는다. 대신 청춘과 함께 그들의 삶을 호흡함으로써 위로와 용기를 준다. 저자는 두 아들을 둔 대한민국의 평범한 아빠다. 그는 부모님에게 말 못할 고민을 해결해주는 '중간 어른', 삼촌 역할을 하고 냉철한 지성으로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게 도와주는 '진짜 어른', 멘토 역할을 하기 위해 책을 펴냈다. 책이 140만부나 팔렸다는 것은 그만큼 이 시대의 청춘에게 다정하게 말을 건넨 멘토가 없었다는 것을 방증한다. "좋은 선생이란 학생들을 꿈꾸게 만들고 그 꿈을 이루도록 도와주는 사람이라고 믿는다. 좋은 선생이 되고 싶다. 이 문제의식이 결국 이 책을 쓰게 만들었다." 책 속에서 저자는 때로는 자신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털어놓는다. 그는 "나도 때로 우연에 기댈 때도 있었다"고 솔직하게 고백하는가 하면 "나는 '슬럼프'라는 말을 쓰지 않아. 왠지 자신을 속이는 것 같아서. 그냥 게으름 또는 나태라고 하지. 힘내. 하지만 나태를 즐기지 마. 은근히 즐기고 있다면 대신 힘들다고 말하지 마"라며 은근한 채찍질을 하기도 한다. 제목인 아프니까 청춘이다처럼 좌절과 포기에 대한 격려도 청춘들에게 큰 힘을 줬다. "포기가 항상 비겁한 것은 아니다. 실낱 같이 부여잡은 목표가 너무 벅차거든 자신 있게 줄을 놓아라. 대신 스스로에 대한 믿음의 날개를 펼쳐라. 그대는 젊지 않은가? 그 어떤 추락의 상처도 추스르고 다시 일어날 수 있다. 바닥은 생각보다 깊지 않다."(part2. '바닥은 생각보다 깊지 않다' 중에서) 1만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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