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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이 1일 3ㆍ1절 경축사를 통해 "우리는 언제든 열린 마음으로 북한과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힌 것은 앞선 세 차례의 대북관련 발언에 비해 진전된 뉘앙스를 풍겼다. 이처럼 이 대통령이 근자에 들어 대북관계에 대해 유화적인 발언 수위를 높여나가는 것은 북핵 문제를 압박(안보)과 포용(대화)의 '투트랙'으로 풀어나가려는 정책전환 의지로 받아들여진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집권 4년차를 맞아 '비핵개방 3000'과 '그랜드바겐' 등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과 관련한 국민들의 지지는 어느 정도 확보하고 있지만 남북경색이 길어지고 있는 상황에 대한 불만이 높다는 점을 주목해 어느 정도 남북관계의 해빙이 필요하다는 현실을 인식하기 시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MB, 대북발언 '대화' 쪽으로 기울어=이 대통령은 이날 "지금이야말로 새로운 한반도의 미래를 열어갈 적기"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북한은 이제 핵과 미사일 대신 대화와 협력으로, 무력도발에 대한 책임 있는 행동으로 진정한 화해와 협력의 길로 나와야 한다"고 전제했다. 이는 기본적으로 '북한의 변화를 제제로 한 남북대화'라는 이 대통령의 기존 입장을 되풀이한 것이다. 그러나 이날 발언에 대해 청와대는 "남북대화의 조건은 충족돼야 하지만 정부가 이전보다 좀더 진일보한 자세를 나타낸 것으로 보면 된다"고 말하며 이례적으로 이 대통령의 발언에 '진일보'라는 의미를 덧칠했다. 그러고 보면 이 대통령은 지난 1월 초 신년특별연설과 2월 초 신년 TV좌담, 그리고 2월20일 청와대 출입기자와의 산행에서 남북관계를 언급할 때마다 '뉘앙스'가 조금씩 달랐다. 신년특별연설에서 이 대통령은 "대화의 문이 아직 닫히지 않았다. 북한이 진정성을 보인다면 국제사회와 함께 경제협력을 획기적으로 발전시켜나갈 의지와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신년 TV좌담회에서 "필요하면 (남북)정상회담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이 대통령은 출입기자들과 북악산 산행을 한 뒤 오찬을 함께한 자리에서는 남북관계에 대해 "올해가 북한도 변화를 가져와야 할 좋은 시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화의 문이 닫히지 않았다'에서 '정상회담도 할 수 있다'로, 또다시 '올해가 좋은 시기'에서 "언제든 대화준비가 돼 있다'로 발언수위가 높아진 것이다. 반면 이 대통령이 내세운 남북대화 전제조건의 수위는 조금씩 낮아진 느낌이다. 신년특별연설에서 이 대통령은 "북한은 핵과 군사적 모험주의를 포기해야 한다. 도발에는 단호하고 강력한 응징이 있을 뿐"이라고 강조했고 이어 TV좌담에서는 "정말 기대하는 것은 과거에 해오던 방식에서 벗어나 남북이 힘을 모아 공존해보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기자들과의 산행에서는 "남북이 대화를 통해 평화를 유지하고 또 북한 주민들이 숨 좀 쉬고 살 수 있게 해주는 기회가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대북정책 '투트랙'으로 전환=이 대통령의 남북관계에 대한 발언의 뉘앙스가 '대화'를 강조하는 쪽으로 기울고 있는 것은 대북정책을 안보와 대화의 '투트랙'으로 이끌어가려는 방향전환과 유관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이 대통령은 기자들과의 산행에서 "진정한 남북 대화를 통해 남북이 정말 진정한 평화를 유지하고 서로 공존할 수 있고 또 공동 번영할 수 있는 길은 없겠는가 하는 것이 우리 국민들의 생각이라고 본다"면서 "어떤 도발이 있을 때는 강력하게 대응하고 또 한편으로 남북이 정말 평화를 이야기할 수 있는 그런 투트랙의 길을 우리 국민은 바라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3ㆍ1절 경축사에서도 이 대통령은 '투트랙' 의지를 나타냈다. 이 대통령은 "북한은 이제 핵과 미사일 대신 대화와 협력으로, 무력도발에 대한 책임 있는 행동으로 진정한 화해와 협력의 길로 나와야 한다"며 "92년 전 우리 선조들이 간절히 염원한 민족의 독립과 자존을 완성하는 길은 평화통일"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투트랙' 전환에는 정치적 셈법도 담겨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임기 2년을 남겨둔 상황에서 올해를 성과 없이 넘기면 총선과 대선이 있는 내년에는 대화 동력이 줄어드는 만큼 북한의 조속한 태도변화를 통한 남북관계 개선을 촉구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렇다면 이 대통령의 유화적 태도로 남북관계의 해빙이 앞당겨질까. 결국 남북 간 해빙 여부는 이 대통령이 내건 '북한의 진정성 있는 변화'라는 전제조건을 북한 측이 어떤 방식으로든 충족시키느냐에 달렸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최근 상황은 키리졸브 한미 합동훈련 등을 둘러싼 남북갈등이 고조돼 있어 북측의 변화에 이은 남북관계 개선은 낙관적이지 않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대북관계는 말로 하는 것이 아니라 행동으로 하는 진정성이 중요하다는 평소 입장은 변한 바 없으며 북한 측의 변화가 전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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