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산업화의 유산인 마포 '석유비축기지'가 대규모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한다. 시청 앞 서울광장의 약 8배에 달하는 대규모 공간으로 2000년 용도폐기돼 방치된 지 14년 만의 변신이다.
서울시는 '마포 석유비축기지 국제현상설계경기'의 당선작으로 백정열(알오에이 건축사사무소) 외 2인이 출품한 '땅(石)으로부터 읽어낸 시간(Petro - Reading the story of the site)'을 선정했다고 25일 밝혔다.
마포 석유비축기지는 1970년대 2차례의 오일쇼크로 국가적 차원으로 석유비축사업을 추진하면서 131만배럴의 석유를 관리하기 위해 1976년 성산동 매봉산 자락에 조성됐다. 지름 15~38m, 높이 15m(5층 건물 규모) 크기의 저장탱크 5개를 땅에 묻으면서 서울시 유일의 비축기지로 이용됐지만 2000년 용도 폐기된 후 방치돼왔다.
앞으로 이곳은 서울광장의 약 8배 이르는 10만1,510㎡ 규모의 친환경 공원으로 조성된다. 내부 시설은 전체 연면적 5,400㎡ 이내에서 공연·정보교류·전시가 가능한 공간으로 설계된다.
당선작인 '땅(石)으로부터 읽어낸 시간'은 5개의 탱크를 200석 규모의 공연장, 옥외공연장, 기획·상설 전시장 등의 콘텐츠로 채우면서도 과도한 설계를 자제해 고유 지형의 잠재력을 최대한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선유도공원 설계자인 조성룡 건축가, 2013년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일본 건축가 이토 도요 등 국내외 건축·조경 전문가 5인으로 구성된 심사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최종 선정됐다.
시는 기본 및 실시설계와 공사를 거쳐 2016년 말 개장하고 2017년 서울에서 열리는 '국제건축가 연맹 UIA(International Union Of Architects) 총회'에 소개할 계획이다.
이제원 시 도시계획국장은 "상암지역이 디지털미디어시티로 눈부신 성장을 하는 동안 홀로 소외됐던 마포 석유비축기지를 시민에게 다시 돌려주는 공공개발의 새 롤모델을 제시했다"며 "서울을 대표하는 명소로 키워 나가겠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