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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봉평은 가산 이효석 선생이 나고 자란 곳이자 그의 대표 단편소설 ‘메밀꽃 필 무렵’의 배경이 되는 곳이다. ‘눈이 부시도록 하얀 메밀꽃’ 그 풍경 속으로 낭만여행을 떠날 수 있는 제15회 평창효석문화제가 다음달 6일부터 22일까지 17일간 강원도 평창군 봉평면 효석문화마을 일원에서 펼쳐진다. 소설 속 풍경과 하얀 메밀꽃으로 가득한 봉평의 들녘처럼 속이 꽉 찬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찾아 해발 700m 산촌 고원 평창으로 떠나보자.
이효석은 ‘메밀꽃 필 무렵’에서 “산허리는 온통 메밀 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흐뭇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라고 달밤에 펼쳐진 봉평의 메밀밭 풍경을 묘사했다. 꼭 달밤이 아니더라도 하얀 융단처럼 펼쳐진 메밀꽃 군락은 정신을 흐릿하게 만드는 몽롱한 정취를 풍기기에 부족함이 없다. 바로 이런 풍경이 효석문화제를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문화제로 만든 힘이다.
1930년대 순수문학 작가 중 최고의 예술적 감동을 주는 소설가로 평가 받고 있는 이효석의 빛나는 이야기가 문화제의 중심에 있음은 물론이다.
어쨌거나 하얗게 핀 봉평의 메밀꽃밭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맑고 깨끗한 공기 덕분에 메밀꽃대는 더욱 선명한 연둣빛으로, 그 위에 살포시 얹은 듯 피어난 메밀꽃은 더욱 희게 눈이 부시다.
메밀꽃밭 사이로 난 오솔길을 앞서거니 뒤서거니 걸어가는 이들은 구름 위를 걷는 듯, 함박눈 내린 목초지를 걷는 듯 보이기도 한다. 메밀꽃 눈부신 들판에 서 있는 원두막은 한 폭의 풍경화를 연상시키고 바람이라도 불면 파도처럼 물결치는 메밀꽃으로 걷는 사람들의 마음도 덩달아 설렌다.
이효석 문학의 정수를 접할 수 있는 문학행사도 풍부하다.
장돌뱅이 허생원과 성씨 처녀의 사연이 있는 물레방앗간, 장돌뱅이들이 드나들던 충주집, 여전히 소금을 뿌린듯한 메밀꽃밭을 문인들과 함께 걸을 수 있는 ‘효석문학 100리길 걷기행사’를 비롯해 전국의 문학 소녀와 소년들이 모여드는 ‘효석백일장’, 시 낭송과 소설낭독 등이 포함된 ‘이효석 문학의 밤’ 등 다채로운 문학행사가 줄을 잇는다.
이효석문학관에서는 ‘메밀꽃 필 무렵’을 비롯해 ‘늪의 신비’ ‘일기’ 등 소설 속의 삽화를 접할 수 있고 1968년 제작된 영화 ‘메밀꽃 필 무렵’을 달빛 속에서 감상할 수 있다.
무이리에 있는 팔석정에 들러보는 것도 좋다. 팔석정은 이름 때문에 정자로 오인하기 쉽지만 정자가 아니라 봉평면 흥정계곡에 있는 여덟 개의 바위다. 흥정계곡 물길에 자리한 바위들이 소나무와 어우러져 멋스런 풍경을 이루는데 조선 전기 4대 서예가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양사언(1517~1584)이 이 경치에 반해 여덟 개의 바위에 이름을 붙였다고 해서 팔석정이라는 이름이 생겼다.
각각의 바위에는 전설 속 삼신산을 가리키는 봉래(蓬萊)ㆍ방장(方丈)ㆍ영주(瀛洲)라는 글씨와 석대투간(石臺投竿 낚시하기 좋은 바위), 석지청련(石池淸蓮 푸른 연꽃이 피어 있는 듯한 바위), 석실한수(石室閑睡 낮잠을 즐기기 좋은 바위), 석요도약(石搖跳躍 뛰어오르기 좋은 바위), 석평위기(石坪圍碁 장기 두기 좋은 바위)라는 글씨가 새겨져 있었다고 하나 지금은 글씨의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다. ▦주소: 봉평면 무이리 58, (033)335-6700
문화제 기간에 진행되는 문학마당에서는 마당놀이 ‘메밀꽃 필 무렵’, 인형극, 7080콘서트, 전통타악, 전통춤, 메밀타작소리 등 다채로운 공연들을 날마다 접할 수 있다.
윷놀이ㆍ딱지치기ㆍ비석치기 등의 전통놀이와 도리깨로 곡식을 털어보는 농사체험 겸 전통체험, 숨가쁘게 펼쳐지는 통나무 빨리 자르기, 체험도 하고 맛있는 떡도 먹을 수 있는 찹쌀떡치기, 봉숭아 물 들이기, 나귀타기 등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
평창무이예술관에서는 축제 기간 중 메밀꽃 압화, 메밀꽃 그림, 휴대폰 고리 만들기, 손수건 만들기, ‘메밀꽃 필 무렵’의 삽화를 판화로 찍어 보는 판화체험, 도자기 만들기 등의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허브나라에서는 허브전시관과 테마가든 등 허브뿐 아니라 터키 민속공예품을 볼 수 있는 터키전시관, 1970년대 만화책부터 희귀본 만화들이 전시된 만화갤러리, 비누 만들기나 허브 쿠키 만들기 등의 프로그램을 접할 수 있다. @sed.co.kr
여행수첩 - 문 의 : 이효석문화선양회 (033)335-2323, 평창군 문화관광과 (033)330-2771 - 홈페이지 : http://www.hyoseok.com - 찾아가는 길 : 영동고속도로 장평IC→봉평 방향 6번 국도 8㎞→행사장 - 내비게이션 : 이효석문학관, 효석문화마을 ■ 맛집 - 물레방아 : 메밀국수ㆍ태평추, 평창군 봉평면 원길리 764의5, (033)336-9004 - 미가연 : 메밀음식, 평창군 봉평면 창동리 358, (033)335-8805 - 진미식당 : 메밀국수, 평창군 봉평면 창동리 373의14, (033)336-5599 - 평창한우마을 : 한우셀프식당, 평창군 봉평면 진조리 12의5, (033)334-9777 - 부일식당 : 산채정식ㆍ황태구이, 평창군 진부면 하진부리 74의2, (033)335-7232 - 황태회관 : 황태국,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리 348의4, (033)335-5795 ■ 주변 볼거리 -효석문화마을: 장돌뱅이들의 고단하면서도 낭만적인 삶을 유려한 필체로 그려낸 소설 '메밀꽃 필 무렵'의 실제 배경마을로 허생원과 동이가 드나들던 주막인 충주집, 허생원과 성씨 처녀가 사랑을 나누었던 물레방앗간이 재현돼 있고 주변에는 소설의 모티브인 메밀꽃이 지천으로 피어 있다. 복원된 이효석의 생가, 평양에 살던 푸른집과 북카페 집필촌 등이 조성돼 있다. ▦주소: 봉평면 원길리 764-1 -이효석문학관: 가산 이효석 선생의 생애와 작품세계를 연대기별로 살펴볼 수 있는 곳으로 선생의 유품과 초간본, 작품이 발표된 잡지와 신문 등이 전시돼 있다. 문학정원ㆍ메밀꽃길 등이 조성돼 있어 산책하기 좋다. ▦주소: 봉평면 창동리 544-3, (033)335-9669 -평창무이예술관: 평창무이예술관은 폐교를 복원해 조성한 예술인 촌으로 서양화가 정연서, 조각가 오상욱, 도예가 권순범, 서예가 이천섭 등이 창작활동을 하는 곳이다. 운동장은 대형조각작품이 전시되는 야외조각공원으로 꾸며져 있으며 예술관 앞에는 넓은 메밀꽃밭이 조성돼 있다. ▦주소: 봉평면 무이리 58, (033)335-670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