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상승이 중대형 아파트로 확산되고 있다. 그동안 상대적으로 낙폭이 컸던 강남3구 등 이른바 버블세븐 지역이 진원지다. 중소형에 국한됐던 집값 상승이 중대형으로까지 확산되면서 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더욱 커지는 분위기다.
16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 1월 서울 강남, 서초, 송파, 양천 목동과 경기 분당·평촌·용인 등 버블세븐 지역의 85㎡(이하 전용면적)초과 중대형 아파트 매매가격이 0.06% 올랐다.
2011년 3월부터 떨어지기 시작한 버블세븐 중대형 아파트값은 지난 35개월 동안 줄곧 하락세를 이어왔다. 2013년 8월까지는 월평균 0.54% 하락하면서 중소형에 비해 상대적으로 내림세도 가팔랐다. 하지만 지난해 8·28대책 이후인 9월 -0.02%의 변동률을 보이며 낙폭이 크게 둔화된 후 올 1월 들어 약 3년 만에 첫 상승세를 보인 것이다. 지난해 8억3,000만원이던 분당 서현동 시범현대 174㎡는 8억7,500만원으로 4,500만원 올랐다. 정자동 정든한진 99㎡도 1월 500만원이 올랐다. 용인 상현동 금호베스트빌1차 2단지 171㎡는 지난해 말 3억7,500만원에서 1월 말에는 3억8,500만원으로, 용인 풍덕천동 수지2차 극동임광 163㎡는 4억5,000만원에서 4억5,500만원으로 각각 상승했다. 이효성 분당신도시 서현동 해니밀공인 대표는 "지난해 말부터 거래가 이뤄져 집주인들이 호가를 올리고 매물을 회수하는 분위기"라며 "132∼165㎡(옛 40∼50평형)짜리 중대형 아파트의 경우 중소형과 다름없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버블세븐 중대형 아파트 가격이 최근 회복 조짐을 보이는 것은 전셋값 급등에다 시세가 바닥을 찍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저가 매수세가 움직였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부터 거래가 활발해진 중소형 아파트의 급매물이 사라지면서 상대적으로 가격이 많이 떨어진 중대형에 수요자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버블세븐 지역의 전용 85㎡ 초과 중대형 아파트는 2011년 2월 말 이후 2013년 말까지 매매가격이 15.1% 하락했다. 같은 기간 전용 85㎡ 이하 소형 아파트 가격이 8.2% 떨어진 것과 비교하면 낙폭이 두 배가량 컸다. 특히 고점이었던 2006년 말에 비해서는 30% 가까이 빠졌다.
또 이들 지역의 중대형 신규 공급이 감소해 희소성이 높아진 것도 한 요인이다. 버블세븐 지역의 85㎡초과 아파트 입주물량은 2009년에 1만5,000여 가구에 달했으나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는 연간 5,000가구를 밑도는 등 물량이 급감했다. 때문에 위례신도시 등 중대형이 공급되는 신규 분양 단지로 수요가 몰리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버블세븐 중대형 아파트 가격 상승이 수도권 전체로 확산되기에는 다소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인구구조 변화와 실수요자 중심의 주택시장 구조 정착으로 중대형의 수요가 그만큼 감소했기 때문이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팀장은 “최근들어 중대형 아파트 공급부족 등으로 희소성이 부각되면서 가격이 오름세로 돌아섰지만 당분간은 수요층이 몰려있는 강남권 등 인기지역에만 국한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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