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사건 관계자에 대한 조사가 특검 수사 첫 주부터 본격화되면서 이명박 대통령의 아들 시형(34)씨도 빠르면 다음주 초 소환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시형씨는 검찰 수사 단계에서 서면으로만 자신의 입장을 전달했다.
이날 오전9시40분 서울 서초동 특검 사무실에 도착한 김씨는 '땅값과 지분율을 혼자 결정했느냐' '대통령의 지시를 받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일절 답하지 않고 조사실로 향했다. 이광범 특검이 소환한 첫 인물인 김씨는 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부지 매입 과정에서 실무 전반을 총괄했으며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과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저부지 구입 과정에도 관여했다.
앞서 검찰 수사를 지휘했던 서울중앙지검의 최교일 검사장은 8일 "경호처는 사저 일을 맡기려고 퇴직했던 김씨를 다시 채용했다"며 "김씨는 경호동과 사저 부분의 부지 비율을 그렇게 나눴고 김인종 전 경호처장은 아무 것도 모르더라"고 발언한 바 있다. 이는 사건의 의혹을 밝힐 열쇠를 김씨가 쥐고 있다는 의미다.
특검은 경호처와 시형씨가 문제가 된 부지 3필지를 어떤 기준에서 나눠가졌는지 또 땅값을 부담하는 과정에서 시형씨에게 이익을 주려는 의도가 있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살폈다. 아울러 특검팀은 이 대통령을 비롯해 김씨가 김백준(72)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 임태희(56) 전 대통령실장 등 '윗선'의 사전 지시에 따라 부지 매입 실무를 진행했는지도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특검 관계자는 "조사는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며 "특검팀이 물어보는 것에 대해 (김씨가) 잘 답변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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