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8일 신임 원내지도부를 선출하며 19대 하반기 국회 원 구성을 위한 협상 채비를 갖췄다. 이에 따라 국회의장단·상임위원장단 등 19대 하반기 국회를 이끌게 될 인사들의 면면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그러나 세월호 참사, 6·4 지방선거 등 빡빡한 정치 일정 상황 속에서 여야의 원 구성 협상이 기한 내에 원활히 이뤄질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 입법부 수장 '황우여-정의화' 격돌=국가 의전 서열 2위의 국회의장 자리를 놓고서는 새누리당 소속 황우여 대표와 정의화 의원이 경합을 벌이고 있다. 국회의장은 원내다수당의 최다선 의원이 맡는 게 관례지만 정몽준(7선) 의원은 서울시장, 서청원(7선)·이인제(6선) 의원은 당대표 출마를 결심하면서 5선인 황 대표와 정 의원 간 양자대결 구도가 형성됐다.
황 대표는 집권여당의 정책위의장, 원내대표를 거쳐 지난 2012년 대표로 취임한 뒤 대선과 두 차례의 재·보궐선거를 승리로 이끈 '공(功)'이 가장 큰 경쟁력이다. 또 지난 18대 국회 말기에 원내에서의 몸싸움과 법안 직권상정을 금지하는 내용의 국회선진화법 처리를 주도하면서 '의회주의자' 이미지를 각인시키기도 했다. 친이명박(친이)계 출신인 정 의원은 18대 하반기 국회에서 부의장직을 원만히 수행한 점을 바탕으로 입법부 수장 자리에 대한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일찌감치 출마 의사를 굳힌 뒤 당 소속 의원들과 접촉면을 늘리면서 '표 관리'에 들어간 상태다.
여야에 각각 한 자리씩 배분되는 국회부의장으로는 새누리당의 심재철·정갑윤 의원 및 새정치민주연합의 이미경·이석현·김성곤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 상임위원장단 구성 돌입… '3선의 전쟁'=국회 상임위원회는 총 18개(상설특위 2개 포함)로 여당이 10개, 야당이 8개의 위원장 자리를 각각 나눠 갖고 있다. 상임위원장은 통상 3선 의원이 맡게 되는데 당직을 갖고 있거나 전반기에 이미 상임위원장을 지낸 인사는 하반기 상임위원장단 구성에서 배제된다.
새누리당 몫으로 배정된 상임위원장 자리는 대강의 윤곽이 드러난 상황이다. 금융당국을 총괄하는 정무위원장에는 경제기획원(EPB) 출신인 정우택 최고위원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경제부처를 담당하는 기획재정위원장으로는 국회 경제정책포럼을 이끌고 있는 정희수 의원이 거론되고 있다. 당초 경제 관련 상임위원장을 희망했던 김재경 의원은 검사 출신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안전행정위원장 쪽에 무게가 실린다.
여야가 최근까지 치열한 대립 구도를 보이고 있는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는 홍문종 사무총장이 유력하다. 외교통일위원장에는 유기준 최고위원, 국방위원장에는 군 장성 출신의 황진하 의원이 물망에 올라 있다. 진영 의원은 당초 미방위원장을 희망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최근에는 자천타천으로 윤리특별위원장에 거론되고 있다. 운영위원장은 다수당의 '원내사령탑'이 선출된 관례에 따라 이완구 신임 원내대표가 맡게 될 예정이다.
하지만 새누리당의 경우 3선 의원 숫자가 부족한 탓에 4선임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나이가 적은 원유철 의원과 함께 재선 중 최고 연장자인 김광림·여상규 의원이 상임위원장 후보로 언급되고 있다. 이들 후보군 중에서 정보위원장·예산결산특별위원장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새정치연합은 새누리당과 달리 3선 의원이 많은 탓에 보다 치열한 물밑 경쟁이 전개되고 있다. 새정치연합 몫으로 주어진 상임위원장 중에서는 법제사법위원장 자리를 둘러싸고 치열한 경합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법사위원장이 각 상임위를 거친 법안에 대한 본회의 상정 여부를 결정하는 등 막강한 권한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이상민 의원이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당내 일각에서는 박주선 의원을 미는 기류도 감지된다.
예산규모가 크고 산하기관이 많은 국토위원회와 산업통상자원위원회의 위원장은 각각 박기춘 의원, 김동철 의원으로 정리되는 분위기다. 강기정 의원은 환경노동위원장에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김춘진 의원은 농림축산해양수산위원장을 노리고 있다. 이 밖에 교문위원장과 보건복지위원장에는 설훈·양승조 의원이 각각 유력인사로 거론되고 있다. 여성 의원 몫인 여가위원장에는 유승희 의원이 물망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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