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서울시장 경선후보에 대한 '컷오프(자격심사)' 작업을 마무리했다. 공천관리위는 지난 25일 전체회의에서 예비후보 숫자를 여섯 명에서 세 명으로 1차 압축했지만 김 전 총리와 정 의원에 비해 현격한 지지율 차이를 보인 이 최고위원을 배제하는 문제를 놓고 고심을 거듭해왔다.
김재원 공천관리위 부위원장은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세 명의 후보만을 놓고 진행한 추가 정밀 여론조사 결과 6명 경쟁할 때와 다른 수치가 나왔다"며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은 공천관리위가 지난주 말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는 지지율이 한자릿수에 그쳤으나 이번주 추가 조사에서는 두자릿수 이상의 지지율을 기록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공천관리위의 최종 결정에도 불구하고 당내 갈등의 불씨는 여전한 상황이다.
김 전 총리는 이날 서울 지하철 1호선 민생탐방 중 기자들과 만나 "제일 강력한 후보 두 사람이 확실하게 디베이트(토론)를 해서 선택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현재 생각으로는 '양자구도'가 좋다"고 밝혔다. 여권 일각에서는 정 의원에 비해 여론조사 지지율이 뒤처지는 김 전 총리의 경우 당심(黨心)에 호소해야 하는 상황인 만큼 당내 친박근혜(친박)계의 지원을 얻기 위해 '원박(원조친박)'인 이 최고위원을 배제시킨 뒤 양자구도를 통해 승부수를 띄우려 한다는 관측을 내놓기도 했다.
반면 정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서 '친박표 몰아주기' 의혹을 정면으로 제기하며 '3배수 압축'을 주장했다. 그는 "당에서 그동안 (컷오프를) 세 명으로 하겠다고 발표하다가 느닷없이 한 명을 더 빼겠다고 한다"며 "특정 후보를 도와주기 위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많다"고 지적했다. 심재철 최고위원 역시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과거 대선 후보 경선 때도 두 명의 유력 후보 외 한자리 숫자의 지지율을 기록한 후보도 컷오프로 자르지 않았다"며 이 최고위원을 배제하는 내용의 2배수 압축에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다.
한편 공천관리위는 이날 회의에서 대구(권영진·서상기·이재만·조원진), 강원(이광준·정창수·최흥집), 충남(이명수·정진석·홍문표) 지역에 대한 컷오프 결과를 최종 확정했다. 김영선·남경필·원유철·정병국 등 네 명의 후보가 경합 중인 경기 지역은 정밀 여론조사를 통해 경선 후보를 정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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