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노령층의 지출을 늘려 내수 살리기의 불씨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기초연금이 적어도 소비 활성화면에서는 별다른 효과를 못 본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7월25일부터 11월 현재까지 모두 433만명에게 매월 최대 20만원씩 지급된 기초연금은 주로 의료비로 쓰였다. 복지부가 한국조세연구원과 함께 기초연금을 받은 어르신들이 실제 기초연금을 어디에 썼는지 등을 파악하기 위해 11월4일부터 21일까지 총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기초연금 지출 중 보건의료비 지출(44.2%)이 가장 많았고 식비(30.2%)와 주거비(15.8%) 등이 뒤를 이었다.
기초연금이 몸 아픈 어르신들의 수입을 다소나마 늘려줘 병원을 찾도록 하는 데는 성공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설문에 참여한 어르신들 가운데 절반 이상(55.0%)이 기초연금 수령에 따른 생활 변화로 "병원 가는 부담이 줄었다"고 답했다.
다만 4조원 이상의 돈이 풀림에 따라 내수 진작에 큰 보탬이 될 것이라는 기대는 충족시키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복지부 관계자는 "의식주 해결에 주로 돈을 썼던 형편이 어려운 어르신들이 조금 여유가 생기자 병원을 많이 찾은 것 같다"며 "여가 활동 등 보다 적극적인 소비활동을 통해 내수가 진작되려면 어르신들이 조금 더 여유를 갖게 돼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현재 기초연금이 국내 소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관한 거시경제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있으며 결과는 내년 1월께 나올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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