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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의 이집트 국가부도 위기

각료 사임에 군 최후통첩까지… CDS 프리미엄 위험수위 진입<br>통화가치 20% 추가 폭락 예고


사상 최대 규모의 반정부시위와 군부의 개입 엄포, 각료의 집단사퇴 등으로 이집트 정국이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혼란에 빠지면서 국가부도 위기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집트 국채의 부도 가능성을 나타내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900bp(1bp=0.01%포인트)를 기록해 부도 일보직전의 위험수위에 진입했으며 꾸준히 하락해온 이집트 파운드화 가치는 앞으로도 20% 이상 추가 하락이 예고됐다.

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이집트의 5년물 CDS 프리미엄이 900bp에 도달했다고 전했다. 이는 전거래일 대비 34bp, 6월 중순에 비하면 200bp나 치솟은 수치로 1,000만달러 규모의 이집트 채권을 5년 동안 보증하는 데 90만달러의 비용이 든다는 의미다. 로이터는 CDS 프리미엄이 1,000bp에 달하면 통상 부실채권으로 분류된다.

이집트 파운드화 가치가 바닥 모를 추락을 거듭하는 등 금융시장도 격랑에 휘말렸다. 이집트 파운드는 지난해 말 달러당 6.8파운드에서 지금은 7파운드로 20% 가까이 하락한 상태다. 특히 1년짜리 역외차액결제선물(NDF) 환율이 1일 달러당 8.85파운드로 급등하면서 파운드화 가치는 앞으로 1년 동안 21%가량 추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속되는 통화가치 하락으로 이집트의 물가상승률은 지난해 말 4.7%에서 올 5월 현재 8.2%로 치솟고 외환보유액은 3개월분 수입도 감당할 수 없는 160억달러 수준에 머물고 있다.

캐피털이코노믹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이집트 파운드화가 '무질서한' 평가절하를 겪을 위험이 커지고 있다"며 "앞으로 수주 내에 파운드 가치가 50%가량 급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소시에테제네랄의 신흥시장 전략가인 수헤이 아스바는 "가치 측면에서 이집트 파운드화는 앞으로 더 절하될 여지가 있다"며 "만일 내가 투자자고 (이집트) 거리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목격했다면 그곳에 돈을 넣을 생각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시장을 뒤흔들고 있는 이집트의 정국불안은 이달 들어 군부의 개입 경고와 군의 '최후통첩'에 대한 대통령의 거부, 각료들의 집단사임 등 최악의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이집트 군부는 1일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이 48시간 이내에 정치혼란을 해결할 타개책을 내놓지 않으면 군부가 개입할 수 있음을 시사했으나 무르시 대통령은 2일 군부의 선언이 "복잡한 국가 상황에 동요를 일으킬 수 있다"며 제안을 거부했다. 군부 개입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자 군부는 쿠데타 가능성을 일축하며 해명에 나섰지만 무르시 대통령과 군부 간의 대립 우려와 극심한 정치불안은 가시지 않고 있다.

한편 무르시 정권 출범 1년 만에 최악의 정치불안이 이집트를 덮친 가운데 이달 들어 이틀 동안 관광ㆍ환경ㆍ정보통신ㆍ외무 등 6명의 장관들은 정치적 혼란에 책임을 지고 사퇴의사를 밝힌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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