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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산단공 서비스 정신 있나

지난 2월 김경수 한국산업단지공단 이사장은 취임 직후 기자들과 만나 "산단공의 서비스를 항공사 수준으로 끌어올려 앞으로 6개월 안에 변화를 체감할 수 있게 하겠다"고 공언했다.

당시 기자가 이 말이 왜 나왔으며 무슨 의미인지 묻자 산단공 임직원들이 당황해 했던 기억이 난다. 산단공 기자실 천장에는 지금도 "항공사 수준의 서비스를 해내겠다"는 내용의 문구가 생뚱맞게 걸려 있다.

김 이사장이 약속한 시간이 절반 가까이 지났다. 하지만 이제껏 산단공 서비스에 획기적인 변화를 느꼈다는 업체 관계자는 만난 적이 없다.

오히려 입주업체들에는 여전히 산단공은 대접해야 하는 '서비스 대상'일 뿐이다. 업체들에 따르면 일부 직원들은 각종 접대는 물론 업체 방문시 고위임원 전용 주차장에 차를 대는 게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한다. 실제로 기자는 최근 취재 중 입주업체를 대하는 산단공 직원의 권위적인 태도에 민망함을 느낀 적이 있다.

업체 관계자 대부분은 "산단공이 무슨 우릴 서비스하냐"라며 기대도 하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엄연히 갑을 관계가 서로의 몸에 뿌리깊게 배어 있는데 이것이 하루아침에 바뀌겠냐는 냉소다.



산단공은 과거 직원 휴가 때마다 업체들로부터 돈을 거두는 등 다양한 악질 관행이 만연했던 곳이다. 지금은 분명 나아졌겠지만 입주업체들에 산단공은 산업단지 입주권 등을 쥔 '갑 중의 갑'이다. 이런 상황에서 산단공이 '항공사 수준의 서비스'운운하는 건 업체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뚱딴지 같은 소리인 셈이다.

'항공사 수준의 서비스'가 대부분의 직원들이 인식하듯 그저 "할 일을 잘하겠다"는 의미라면 이는 과장된 표현이다. 반대로 진정으로 고객 중심으로 서비스를 개선할 요량이면 군림하려는 기관 속성부터 혁명 수준으로 개혁해야 한다.

고객으로부터 서비스를 받으려는 항공사는 전세계 어디에도 없다. 산단공 조직이 근본부터 바뀌지 않는다면 산단공은 산업현장에서 립서비스만 하는 기관으로 남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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