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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눈으로… 기적을 보여주다 1207위 데릭 언스트 PGA 첫 우승

■ 웰스파고 챔피언십 4R<br>신체적 불리함 극복하고<br>린과 연장 접전 끝 우승컵<br>미컬슨 3위·매킬로이 10위

세계랭킹 1,207위 데릭 언스트(23ㆍ미국)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웰스파고 챔피언십에서 첫 우승을 차지하며 '인간승리'의 주인공이 됐다.

언스트는 6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의 퀘일할로 클럽(파72ㆍ7,442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2타를 줄여 최종합계 8언더파 280타로 데이비드 린(영국)과 동타를 이룬 뒤 연장전 끝에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이 생소한 신인은 기적 같은 우승으로 숱한 화제를 쏟아냈다.

특히 언스트는 어린 시절 한쪽 눈의 시력을 거의 잃었다. 8세 때 어머니 선물을 준비하면서 PVC 파이프를 깎다 튄 조각에 오른쪽 안구를 다쳤다. 신체의 불리함을 이겨낸 그는 현재 상태에 대해 "왼쪽 눈마저 좋지 않다면 아무것도 볼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우승은 대회 출전부터 극적이었다. 대학 졸업 이후 올해 PGA 투어에 진출했지만 성적은 초라했다. 직전까지 7개 대회에서 5차례 컷오프 당했고 나머지 2개 대회에서도 공동 59위와 공동 47위에 그쳤다. 이 때문에 이번 대회는 출전권을 얻지 못해 4번째 대기선수로 있었다.

2부 투어 대회에 참가하기로 결심한 그는 조지아주로 렌터카를 몰고 가던 중 이 대회 출전 통보를 받았다. 개막 사흘 전이었다. 렌터카를 되돌렸고 공식 연습라운드 때에야 퀘일할로 골프장을 처음 돌아볼 수 있었다.



어렵사리 출전한 대회에서 언스트는 첫날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등과 공동선두에 나섰지만 관심을 끌지는 못했다. 3라운드를 2타 차 공동 4위로 마쳤을 때에도 공동 선두 필 미컬슨과 닉 와트니(이상 미국)의 벽이 높아 보였다.

최종일 우승의 발판은 정규라운드 마지막 18번홀(파4) 두 번째 샷. 192야드를 남기고 6번 아이언으로 볼을 홀 1.5m 옆에 붙이면서 극적으로 린과 동타를 이뤘다. 연장전에서는 첫 홀에서 린이 러프와 벙커를 전전하다 4타 만에 볼을 그린에 올린 사이 파를 지켜내 승부를 결정지었다. 올해 상금으로 2만8,255달러(약 3,100만원)를 받은 언스트는 이번 대회에서 120만6,000달러(약 13억2,000만원)의 거금을 받았다. 이번 주 열리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내년 마스터스 출전권 등도 한꺼번에 챙겼다. 그는 "돈은 잠시 있다 사라지겠지만 2년간의 투어카드를 확보한 점은 내가 원하는 바"라며 기뻐했다.

미컬슨은 16ㆍ17번홀 연속 보기 등으로 1오버파 73타를 쳐 1타 차 3위(7언더파)로 연장전에 나가지 못했다. 세계랭킹 2위 매킬로이는 공동 10위(4언더파), 한국인 루키 이동환(26ㆍCJ오쇼핑)은 공동 16위(3언더파)로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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