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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7월 30일] 창립 50년 신협, 서민 곁으로

"신용협동조합이 서민금융기관으로서의 정체성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금융당국의 한 관계자는 최근 기자에게 신협은 어떤 방향으로 발전해나갈지를 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햇살론' 같은 저신용자를 위한 정부 대출상품이 나오고 있지만 신협 같은 서민금융기관의 성장 없이는 어떠한 방안이 나오더라도 서민지원책이 성공하기 힘들다는 얘기였다. 올해는 신협 창립 50주년이 되는 해다. 오는 9월7일에는 50주년 기념 비전 선포식을 연다. 지난1960년에 신협이 처음 만들어졌으니 벌써 반세기가 지난 셈이다. 올해로 창간 50주년을 맞는 서울경제신문과는 동갑이다. 어려웠던 1960~1970년대 신협은 서민과 직장인들의 목돈 만들기와 대출지원에 큰 역할을 해왔다는 게 금융권의 평가다. 하지만 1998년 외환위기를 맞으며 신협이 국민들에게 주는 무게감이 많이 떨어졌다. 신협중앙회는 정부의 공적 자금을 투여받았고 많은 단위 조합들이 문을 닫았다. 이후 신협은 신용대출은 줄이고 담보대출을 크게 늘려왔다. 대출금을 예금으로 나눈 예대율도 5월 말 현재 64%에 불과하다. 예대율이 60%대에 불과하다는 것은 사실상 대출을 거의 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더 큰 문제는 상호금융기관으로서의 성격이 갈수록 옅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상호금융기관은 조합원들이 상부상조를 하기 위해 만들어진 조직이다. 주로 서민들이 모여 만들기 때문에 서민금융기관이라고 불린다. 최근의 신협은 일반 금융사와 똑같다. 서민대출은 꺼리면서 담보만 요구한다. 반면 비과세 혜택을 노린 고액예금자는 늘어만 간다. 조합장은 금융사의 최고경영자(CEO)인 양 부당대출을 지시하고 예금을 채권 등에만 투자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심하게 말해 본래의 정체성을 완벽하게 잃어버렸으며 나아가 존립 이유마저 희미해졌다. 신협이 존재감을 드러내려면 서민금융기관의 특장점을 되살리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50주년을 맞은 동갑내기 신협이 '서민의 벗'으로 다시금 탄탄히 뿌리내리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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