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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베트인, 세계 각지서 '反중국 항쟁일' 기념식

세계 각국에 망명한 티베트인들이 ‘반(反)중국 항쟁일’ 55주년(10일)을 맞아 호주와 대만 등에서 기념식을 열고 티베트에 대한 중국의 강압 통치와 인권 탄압을 비판했다고 미국의 소리(VOA) 방송이 보도했다.

호주 최대 도시 시드니에선 10일 ‘티베트 청년회’ 주최로 티베트인과 지지 시민 수 백 명이 중국 영사관 앞으로 거리행진을 벌였다고 VOA는 전했다. 이들은 중국 당국에 인권 개선을 촉구하며 단식에 들어가기도 했다.

캔버라에선 다음날인 11일 호주 전국에서 몰려온 1천여 명의 티베트인과 지지 군중이 주호주 중국 대사관 앞에서 중국이 티베트에서 지난 55년간 티베트인의 인권을 짓밟고 전통문화를 훼손했다고 규탄할 예정이다.

이들은 또 중국 내 티베트인 집단 거주 지역에서 지난 2009년 이후 거의 130명의 티베트인이 중국의 강압 통치에 항의해 분신한 사실을 전 세계인이 알아야 한다고 촉구한다.

티베트 망명정부에서 캔버라에 파견된 다전(達珍) 비서관은 “티베트자치구 주석을 지낸 바이마츠린(白瑪赤林) 티베트 인민대표대회 주임이 기자회견에서 티베트에서 분신 사건이 한 건도 없었다고 주장한 데 대해 터무니없는 거짓말이라고 반박했다고 VOA는 전했다.

뉴질랜드 수도 웰링턴에선 10일 ‘티베트의 친구들’의 주최로 기념식이 열려 오는 17일 중국을 방문하는 존 키 뉴질랜드 총리에게 중국이 티베트인에 대한 인권을 탄압하는 것은 인류의 치욕이라는 점을 잊지 말라고 촉구했다.

대만 수도 타이베이(臺北)에서도 9일 티베트인과 티베트 독립을 지지하는 대만 군중 수 백명이 모여 기념식을 하고 중국 압제에서 저항을 멈추지 않는 티베트인 현지인에 대한 지원을 다짐했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보도했다.



‘대만거주 티베트복지회’가 주관한 이날 시위에선 각종 구호가 적힌 플래카드 외에 분신한 티베트인들의 초상화가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복지회 건상룬주(根桑輪珠) 부회장은 티베트인들이 망명 생활을 한 지난 55년간 역내 인권 상황이 악화했고, 전통 종교ㆍ언어ㆍ문화가 말살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행사에는 돤이캉(段宜康) 입법원 의원(민진당)을 비롯해 정계와 사회 각계각층 인사가 참여해 티베트인들에 대한 지지를 보냈다.

한편,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는 최근 미국을 방문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3번째 회동을 한데 이어 연방의회 의사당에서 상원 개회기도를 집전한 뒤 존 베이너 하원의장, 해리 리드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 등 양당 상·하원 지도부와 면담하며 티베트에 대한 관심과 지지를 호소했다.

중국 티베트(중국명 시짱<西藏>)자치구에선 지난 1959년 3월 10일 중국의 티베트 점령에 반대하는 폭동이 발생해 1만여 명의 사망자가 났고, 달라이 라마는 당시 임시 정부 관리들과 추종자 1천여 명을 이끌고 인도 다람살라로 망명했다.

티베트인들은 이날을 ‘반 중국 항쟁일’로 기념하고 있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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