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역사상 최대규모의 다단계 금융사기(폰지사기)로 붙잡힌 버나드 메이도프가 교도소에서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의 무능을 마구 조롱하는 뻔뻔함을 보였다. 30일 뉴욕타임스(NYT)는 메이도프 스캔들을 조사한 감사보고서를 인용, 메이도프가 "SEC가 기본적인 사항들만 확인했다면 수년 전에 사기행각을 쉽게 적발할 수 있었을 것이다"라며 SEC의 조사능력을 조롱했다고 보도했다. 이 보고서는 SEC 조사관이 수감 중인 메이도프와의 면담 등을 토대로 작성한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SEC 조사관들은 그의 이메일은 조사한 반면 월가 중앙어음교환소의 그의 계좌및 기업들과의 거래내역 등에 대해선 전혀 조사를 벌이지 않았다. 메이도프는 "폰지사기를 조사하려면 어음교환소 계좌나 기업들과의 거래내역 조사가 가장 기본적 사항이 아니냐"고 꼬집었다. 메이도프는 지난 2004년에 조사에 착수한 SEC가 자신의 어음교환소 계좌를 수사할 것으로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수사하지 않아 놀랐는데, 이에 대해 "당시 증권업계에서의 나의 지위(나스닥 증권거래소 위원장)를 감안해서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SEC가 2006년에 드디어 어음교환소 계좌를 요구해 사기가 곧 발각될 것으로 믿었지만 아무 일도 없었다"고 진술했다. 보고서는 SEC가 1992년부터 이번 사건에 대한 6개의 제보를 받았지만 이를 제대로 조사하지 않았다고 밝히고 있어 SEC의 감독기능 소홀에 대한 비판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메이도프는 장부상 648억달러 규모의 폰지사기를 저지른 혐의로 150년 형을 선고 받고 지난 7월부터 복역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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