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절(4월 29일~5월 1일)연휴와 골든위크(4월 28일~5월 56)가 겹친 주말임에도 평소보다 한산하다 싶은 명동 일대가 점심 시간이 가까워 오면서 갑자기 중국인과 일본인 관광객들로 붐비기 시작했다.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중국어ㆍ일본어는 거리를 가득 메운 간판 속 한자ㆍ히라가나와 함께 명동 일대를 ‘아시아 공동체’처럼 보이게 만들기도 했다.
이날 롯데백화점 앞에서 만난 중국인 왕웬??(32)씨는 친구 3명과 함께 쇼핑 가방을 한 가득 짊어지고 있었다. 가방 안에서 명품백을 꺼내 기자에게 자랑하던 왕씨는 쇼핑에 얼마만큼의 돈을 썼냐고 묻자 쑥스러운 듯 “그다지 많이 쓰지는 않았다”며 웃었다.
이틀 전 한국에 도착해 이날 저녁 비행기로 베이징으로 돌아간다는 시징(25)씨는 화장품과 향수를 한 아름 사들고 나오는 참이었다. 시씨는 “작년 노동절 기간에도 한국에 놀러 왔었다”며 “중국 제품은 질적인 면에서 한국 제품을 따라 갈 수 없다”며 뿌듯해 했다. 그는 “한국을 찾는 중국 관광객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데도 일본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가게 점원들만 많아 의사소통에 늘 어려움을 겪는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서울시 관광협회에서 파견돼 통역 서비스를 제공하는 안내원들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중국어 통역을 맡고 있는 김영민(38)씨는 “이번 연휴 기간을 맞아 늘어난 관광객 수에 맞춰 안내원들도 평소 8시간씩 하던 주말 근무를 한 시간 늘려서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명동 일대에서 옷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박모(37)씨는 “북한의 로켓 발사 등 어수선한 대외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이번 연휴 동안 중국과 일본 관광객이 많이 가게를 찾고 있어 평소보다 매출이 20~30% 정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실제로 문화관광부는 노동절 기간에 중국인 관광객 약 2만 명, 골든위크 기간에 일본인 관광객 약 13만 명이 한국을 방문할 것으로 전망했다. 문화부가 한국관광공사에 의뢰해 전망한 이번 결과는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증가한 수치다.
문화부 관계자는 “K-POP 열기로 다시 뜨거워지는 한류, 관광 서비스 개선, 비자 발급 절차 간소화 등이 맞물리면서 인근 국가들의 한국 관광 수요가 갈 수록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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