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인 측에 따르면 특사를 보낼지 말지, 보낸다면 언제 보낼지에 대해 현재까지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현재 각국과의 관계가 나쁘지 않은데다 일본 등 해당국에서 거꾸로 특사를 파견해오는 마당에 굳이 특사 파견을 서두를 필요가 있느냐는 목소리가 내부적으로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 당선인 측근은 "이 대통령 당선 당시에는 주변 4강과의 관계가 워낙 좋지 않았기 때문에 새 정부 출범 전에 급히 특사를 파견할 필요가 있었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며 "특사를 보낼 필요도 없는데 굳이 4강 특사를 뽑고 보낸다는 것이 오히려 새 정부 출범을 과시하는 인상을 줄 수도 있다"고 말했다.
4강 특사를 보낸다면 누구를 보낼지에 대해서도 가닥이 서지 않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인 지난 2008년 1월 초 4강 특사를 확정한 뒤 같은 달 중순 동시에 파견했다. 이 대통령과 대권후보 경쟁을 벌였던 박 당선인을 이때 중국 특사로 파견하기도 했다. 또 미국은 정몽준 대표, 일본은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 러시아는 이재오 의원이 각각 특사를 맡아 외교 상대로서의 중량감을 우선시했다는 인상을 남겼다.
당선인 측근은 "외교정책에서 당선인의 뜻을 잘 전달할 수 있는 인사가 선택되는 게 기본이지만 실용성을 우선할지 인물들의 중량감을 중시할지에 대해 방향이 선 후에야 파견 인물의 면면을 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박 당선인은 새해인 다음달 4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특사단을 면담할 것으로 전망된다. 차기 정부의 외교 역량을 평가 받는 첫 시험대인 셈이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박 당선인은 한일관계의 전통적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우호적이고 미래지향적인 관계를 지속해나가겠다는 포괄적인 의지를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 당선인이 최근 우경화되고 있는 일본에 대해 우려를 나타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지만 아직 당선인 신분인 만큼 완곡한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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