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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약발 떨어지는 부동산대책

8ㆍ31 부동산대책을 발표한지 석달 만에 다시 부동산시장의 가격 불안조짐이 나타나자 정부가 특별관리에 나섰다. 지난 21일 부동산시장 조기경보시스템을 점검한 결과 전국의 주택 및 토지시장이 모두 정상이었다고는 하나 서울 강남의 재건축아파트 가격이 8ㆍ31 대책 때 수준으로 다시 돌아가는 등 가격 불안조짐이 가시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시장의 불안은 정치권과 정부가 스스로 자초한 측면이 없지않다. 당정이 최근 재건축 아파트에 물릴 기반시설부담금의 대상과 세율을 크게 낮추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재건축아파트의 경우 새로 교통혼잡 등을 유발하지 않는다면 기반시설부담금을 따로 부과하지 않겠다는 것인데 이 같은 규제완화에 대한 기대심리가 집값을 다시 올리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부동산시장이 불안조짐을 보이는 더 큰 이유는 국회가 8ㆍ31 부동산대책을 입법화하는 과정에서 그 내용이 후퇴하거나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다주택 보유자들이 풍부한 자금을 무기로 버티기 작전에 돌입한 가운데 1가구 1주택자들은 엄청난 양도소득세가 아까워 이사 갈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고 여기에 부동산입법 전망이 애매해지면서 다시 매수세가 형성된 셈이다. 정치권은 부동산시장 안정화를 입으로만 외치지 말고 정책이 일관성을 잃지않도록 8ㆍ31 대책의 입법화를 서둘러 매듭지어야 한다. 헌법재판소가 행정도시 건설을 사실상 합헌으로 결정함에 따라 다음달부터 엄청난 토지보상비가 풀릴 공주ㆍ연기지역과 그 주변은 또다시 부동산 열풍에 휩싸일 분위기다. 더욱이 내년부터는 5개 기업도시와 9개 혁신도시에서도 토지보상비가 지급되며 그 결과 주변지역의 대토로 몰릴 보상비만도 7조~8조원에 이른다. 언제 다시 지난 2년 동안처럼 부동산시장이 흔들릴지 모를 일이다. 여야와 정부는 단기간 집값이나 땅값이 안정된 데 만족하지 말고 ‘부동산 불패신화’라는 말이 우리 사회에서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초심을 잃지 말아야 한다.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부동산 투기사범 몇 명을 잡아들이는 것으로 부동산시장이 안정될 것으로 기대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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