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탄 하이드레이트는 미래의 청정자원으로 평가된다. 얼음 형태지만 연소되는 성질을 갖고 있기 때문에 '불 붙는 얼음'으로도 불리기도 한다. 주로 심해에 묻혀 있고, 북극의 영구 동토층에서도 발견된다. 멕시코만 원유 유출 사고를 계기로 메탄 하이드레이트의 위험이 새로이 부각되고 있다. 일부 과학자들이 이번 사고의 원인으로 메탄 하이드레이트를 지목했기 때문이다. 메탄 하이드레이트는 심해에서 매우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한다. 하지만 외부 충격이 가해지거나 온도가 변하면 쉽게 기화된다. 심해 유전 개발은 메탄 하이드레이트의 위험을 높인다. 원유를 추출하면서 메탄 하이드레이트가 함께 유입되면 파이프라인을 타고 올라가면서 기화한다. 특히 심해에서 발생하는 메탄 하이드레이트의 기화는 가스와 원유, 물을 엄청난 압력으로 뿜어 올린다. 저온ㆍ고압 환경에서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던 메탄 하이드레이트가 원유 채굴과정에서 급작스럽게 기화하면서 해상 시추 시설인 BP의 '딥 워터 호라이즌'에서 충격을 가해 폭발을 일으킨 것으로 분석된다. UC캘리포니아 버클리캠퍼스의 로버트 비 교수는 메탄 하이드레이트가 BP 폭발 사고의 원인이라고 지목했다. 비 교수는 BP의 방대한 서류를 검토한 끝에 "이번 사고가 발생하기 약 한 달 전에도 급작스런 압력 상승 현상이 일어나 시추 시설 가동을 중단했다"며 "이는 메탄 하이드레이트 또는 다른 종류의 가스가 존재한다는 증거"라고 지적했다. 비 교수는 "사고가 발생한 BP의 심해 유전과 같은 곳이 세계 도처에 널려 있다"면서 "이번 사건을 계기로 미국의 석유 업체는 심해 자원 개발에 대한 안전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물론 원유개발 업체들도 메탄 하이드레이트의 위험을 잘 알고 있다. 석유업체들과 미 에너지 관련 규제기관은 매우 자세한 메탄 하이드레이트 분포 지도를 갖고 있을 정도다. 메탄 하이드레이트 문제로 심해 유전 개발을 중단한 사례도 있다. 디스커버리뉴스는 지난 2003년 유노칼은 인도네시아의 심해 유전 개발을 포기했고 중국 역시 대규모 메탄하이드레이트가 발견되자 유전 개발을 미뤘다고 최근 보도했다. 해양생물보호프로그램의 리처드 차터는 "메탄 하이드레이트는 지질학적으로도 위험하다"면서 "10~15년 전만 해도 석유 업체들은 메탄 하이드레이트 부존 지역은 무조건 피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사고의 원인이 메탄 하이드레이트가 아니라는 반론도 나온다. 국제하이드레이트에너지의 아서 존슨은 "메탄 하이드레이트는 해저 면에서 3,000~5,000피트 밑에 자리잡고 있지만 BP의 유정은 해저면에서 1만8,000피트에 위치한다"고 주장했다. BP의 원유유출 사고를 계기로 원유 시추 시설의 안정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폭발 사고로 침몰한 시추 설비인 '딥 워터 호라이즌'은 평방인치당 1만5,000파운드의 압력에 견디도록 설계돼 있다. 최근 휴스턴에서 열린 컨퍼런스에서는 1,500미터 이상 심해 시추 설비의 경우 이를 2만 파운드 이상으로 높여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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