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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기둔화 조짐에 통화정책 고삐 늦춰

금융당국 유동성 공급 확대로 지난달 신규대출 4년래 최대

"성장둔화 우려 감소" 긍정 평가… "경기회복 견인 못해" 비관론도


지난달 중국의 신규 은행대출 규모가 4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중국 경기가 가파르게 둔화될 조짐을 보이자 신용확대 억제를 위해 유동성을 죄던 중국 금융당국이 통화정책의 고삐를 늦췄다는 분석이다.

16일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전일 인민은행은 중국 은행들의 1월 신규 대출규모가 1조3,200억위안으로 지난해 12월보다 3배가량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블룸버그 등이 예측한 시장 예상치보다 2,200억위안 많은 수준이다.

1월 신규 대출이 크게 늘어난 것은 춘제를 앞두고 금융당국이 시중은행에 유동성 공급을 확대했기 때문이다. 인민은행은 1월 역환매조건부채권(RP) 발행 등을 통한 공개시장 조작으로 5,250억위안을 시중에 공급했다. 인민은행이 공급한 유동성은 이미 한도를 소진한 지방은행들의 대출에 숨통을 틔워줬다. 또 공상·건설·중국·농업은행 등 4대 은행은 1월 중소기업 및 농촌 지역에 신규 대출을 중심으로 전체 대출을 10% 넘게 늘렸다. 이에 대해 로이터는 "경제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를 감소시켰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대출 증가는 기업들의 활동이 활발하다는 것을 의미하고 이는 전체 성장둔화 우려를 덜어준다는 롄핑 교통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앞서 발표된 중국 구매관리자지수(PMI)들이 부정적이기는 하지만 은행권의 대출 확대는 기업 등 실물경제의 자금수요가 살아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급격한 경기둔화에 금융당국의 일시적이며 의도적인 대출 확대일 뿐 전반적인 경기회복을 견인하지는 못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는 1월 신규 대출 급증에도 불구하고 광의통화(M2) 증가율은 전년 대비 다소 하락했기 때문이다. 1월 M2 규모는 112조3,500억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2% 늘었다. 이 같은 증가율은 전월에 비해서는 0.2%포인트, 지난해 1월에 비해서는 2.7%포인트 낮은 것이다. M2에는 현금이나 즉시 현금화가 가능한 예금, 금융채, 머니마켓펀드(MMF), 양도성예금증서 등이 포함된다.

최근 몇 달 동안 인민은행은 급격한 신용확대를 막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면서도 통화정책 방향을 긴축으로 돌리지는 않았다. 공개시장 조작 등을 통해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해 단기금리를 유지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영국 시장조사기관 캐피털이코노믹스는 "은행들의 대출이 늘어났지만 전체 신용 증가율은 1년반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라며 "중국 정부의 통화정책이 이 정도 수준에서 유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부실대출 증가에 대한 우려도 여전하다. 블룸버그는 지난해 말 기준 중국 은행권의 부실대출이 5,921억위안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9월 이후 가장 큰 규모라고 지적했다. 중국 은행감독위원회에 따르면 은행의 부실대출 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1%로 9월 말의 0.97%에서 0.03%포인트 증가했다.

블룸버그는 중국의 실물경기 둔화에 따라 올해 중국 은행권의 부실대출 비율이 1.2%로 높아지며 은행권의 위험요인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스탠더드앤푸어스(S&P)는 최근 보고서에서 "중국의 신용 상황이 올해 크게 악화할 것"이라며 "부채에 허덕이는 지방정부와 과잉생산에 발목이 잡힌 제조업체가 은행들의 디폴트(채무불이행)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로이터는 올해 중국 경제가 7.4%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14년 만에 최저 수준의 성장이고 지난해 경제성장률인 7.7%보다 0.3%포인트 낮은 수치다. 또 중국 정부의 목표치로 예상되는 7.5%보다도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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