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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째 물(水)을 그려온 ‘물의 화가’ 추인엽의 개인전이 원서동 갤러리 바움에서 23일까지 열린다. 작가는 “물의 형상은 동양적인 사색의 공간을 보여주는 매개체”라며 “끊임없이 변화하며 흐르는 물을 통해 ‘순환’의 의미를 생각하게 된다”고 소개했다. 하늘에서 떨어져 바다와 하나되는 폭포에서부터 고여있으나 이글거리는 듯한 샘과 호수 등 구체적인 묘사를 배제하고 추상적으로 표현한 물의 이미지는 나아가 무상한 인생의 의미까지 되새기게 한다. 특히 이번 전시에는 회화 이외에도 흐르는 물의 평면성을 입체로 형상화 한 조각들이 선보인다. 마치 파도 위의 하얀 포말을 연상케 하는 모자이크 조각 작품은 자연석 또는 대리석을 정교하게 파낸 다음 그 자리에 꼼꼼하게 비잔틴타일을 채워 넣는 상감 기법으로 태어났다. 정영목 서울대 교수는 “추인엽의 작품은 도(道)를 추구하는 동양적 사고와 순환의 논리를 조형적으로 해석하려는 서양적 방법을 모두를 품고 있어 전통적인 것 같으면서도 우리식의 현대적 키치(kitsch) 같은 묘한 매력을 발산한다”고 평했다. (02)742-04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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