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 여기 보세요.” 삼성생명의 사진 동아리 ‘동영회’ 회원 50여명은 만 10년째 홀로사는 노인들의 영정사진을 찍는 봉사 활동을 벌이고 있다. 지난 1996년 5월부터 서울 강서구 지역의 독거노인을 대상으로 매달 20~30명의 영정사진을 찍기 시작한 것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요즘은 디지털 카메라가 일반화돼 있지만 당시만 해도 일반 카메라로 찍어 암실에서 인화해 액자에 담는데 휴일과 퇴근 후에만 작업을 할 수 있어 한달 가량 소요되는 만만치 않은 작업이었다. 처음에는 영정사진을 미리 준비하는 것에 대해 노인들이 부정적이어서 ‘괜한 일을 한다’는 핀잔도 들어야 했다. 그렇지만 자신들의 영정사진이 담긴 액자를 받을 때는 눈물을 흘리며 고마워하기도 했다. 동영회 간사인 삼성생명 본사 소매금융사업부 정태길(39) 과장은 6일 “작은 정성이지만 어르신들이 손을 잡고 고마워할 때면 가슴이 뭉클해진다”고 말했다. 8년째 동아리 활동을 하고 있는 본사 법인기획팀의 이지애(34ㆍ여) 대리는 4년전에 동영회 회장과 사랑을 키우며 결혼까지 했다. 이 대리의 남편은 전문 사진가가 되기 위해 퇴직해 지금은 일본에서 유학중이다. 이 대리는 “3년전쯤에 한 독거노인의 사진을 찍은 다음 액자에 넣어 3주일 뒤에 찾아갔는데 그 어르신이 돌아가셨다는 말을 듣고 한참 울었다”며 가슴 아팠던 기억을 떠올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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