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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경제계 목소리 없는 경제민주화

"경제민주화를 이야기해서 기업들에 어려움이 온다면 경제민주화 논의 자체가 기업가 정신을 위축시키는 게 아니겠습니까."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최근 본지 창간 52주년 기념 특별 대담에서 지적한 내용이다. 손 회장의 일성은 경제민주화 논의 자체를 꺼내지 말라는 의도라기보다 정치권 위주의 경제민주화 담론 자체에 대한 회의에서 비롯된 말일 테다.

실제 민주당은 연말 대선을 앞두고 최근 출자총액제한제도 도입과 순환출자금지를 골자로 한 법안을 당론으로 발의했다. 뒤질 새라 새누리당 소속 의원도 대기업 순환출자 의결권을 제한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모두 경제민주화라는 옷을 입고 있다. 여기에는 우리나라의 대기업 활동이 비민주적이고 뜯어고쳐야 하는 대상이라는 생각이 바탕에 깔려 있다.

경제민주화 논의는 사실 25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담론이다. 지난 1987년 헌법을 개정하며 '국가는 경제의 민주화를 위하여 경제에 관한 규제와 조정을 할 수 있다'고 넣은 게 논의의 시작으로 알려졌다. 경제를 민주화한다는 개념 자체가 모호하지만 최근에는 사실상 '경제민주화=재벌 때리기'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언급되는 정책도 이미 재탕, 삼탕을 하다 반려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번에 발의된 신규 순환출제 제한과 의결권 제한 역시 2005년 열린우리당에서 발의했다가 정부기관과 여당조차 반대해 무산된 적이 있다.

물론 우리나라 대기업도 반성할 여지가 많다. 협력업체 단가 후려치기 등 불공정을 공공연히 저질렀던 점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렇다 할지라도 대기업을 때리는 일이 선거에는 유리한 핵심 전략일지 몰라도 정작 경제 정책을 수립하는 핵심이 될 수는 없다는 점이다.

현 시점의 정치권 경제 담론은 대선 이후 우리 경제의 나침반이 된다. 경제 정책 논의는 정치권뿐 아니라 시민사회와 기업, 경제 전문가 등 경제 활동 주체가 모두 함께 참여해 만드는 것이 합당한 것이 아닐까. 선거에서 이기려는 의지만큼 대승적인 경제 정책을 수립하려는 지혜를 정치권에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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