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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혹시나가 역시나로, 관료식 한계 보인 정부 업무보고

박근혜 대통령이 주재한 정부 각 부처의 새해 업무보고가 22일 '국민행복'을 주제로 한 6개 부처 합동보고를 끝으로 마무리됐다. 업무보고는 13일, 15일 '경제혁신3개년계획'을 시작으로 19일 '통일준비' 21일 '국가혁신' 등 주제별로 다섯 차례 이뤄졌다. 매년 하는 업무보고지만 올해는 박 대통령이 강조해온 경제살리기를 위한 '마지막 골든타임'인데다 집권 3년차로 임기 중반 이후의 국정운영 방향을 가늠하는 시기여서 더욱 주목됐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각 부처가 보고한 대책 대부분이 기존 정책을 재탕·삼탕하거나 짜깁기한 수준에 그쳐 아이디어는커녕 신선함도 찾아보기 어려웠다. 대표적인 것이 관광 인프라, 투자혁신 25조원 투자활성화 계획이다. 주요 내용인 복합리조트나 호텔객실 확장 등은 이미 여러 차례 나온 대책인데다 용산 주한미군 이전부지와 현대차 매입 한전부지 개발은 기존의 이야기를 갖다 붙인 것이다. 그뿐 아니라 신규 투자창출액은 8조5,000억원에 불과한데 이마저 대부분 관련 입법이 미비해 실현 가능성조차 의문시되고 있다.

행정의 제1원칙은 실행임에도 이행 가능성을 무시한 정책이 남발됐다. 통일준비 업무보고에서 언급된 한반도 종단열차 시범운행과 남북겨레문화원 개설 등은 남북관계 개선이라는 전제를 건너뛴 일방정책이라는 비판을 받기에 충분했다. 여기에 행정자치부가 보고한 면(面)과 동(洞) 통폐합 방안은 정부조직법 등 관련법이나 공론수렴 절차를 거치지 않은 상태에서 과거 정책을 재편집한 수준에 그치는 등 전반적으로 무성의하고 거칠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업무보고 후 해양수산부 장관 등조만간 단행할 내각과 청와대 인적 개편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지만 업무보고에서 나타난 무성의한 정책과 이에 편승한 관료사회의 안일함을 고치는 일도 이에 못지않게 중요한 작업이라는 점을 잊지 말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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