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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세상] 독립운동가들은 어떤 조국 꿈꿨을까

■ 지배자의 국가/민중의 나라 (서중석 지음, 돌베개 펴냄)


한일강제병합 100년, 한국전쟁 60년, 4월 혁명 50년, 광주 항쟁 30년을 맞는 2010년 한국 근현대사 연구를 선두에서 이끌어온 서중석 성균관대 사학과 교수가 강제병합 이후의 한국 근현대사를 균형 잡힌 시각에서 깊이 있게 조망한 책이 출간됐다. 역사문제연구소 이사장이기도 한 저자는 100년 전 강제병합 이후 한국 근현대사가 권력을 장악하기 위해 공동체를 예속시키려는 힘(지배자)과 그에 맞서 해방의 나라를 만들려는 힘(민중) 사이의 길항 관계에 놓여 있었음을 구체적인 역사를 통해 보여주고자 한다. 특히 기존 현대사 분야 저서들이 대부분 통사로 서술되거나 소재 중심으로 쓰여진 데 비해 이 책은 '지난 100년 동안 우리는 어떤 나라를 세우려고 했는가'라는 일관된 문제 의식을 기반으로 역사를 해석한다. 일제는 식민지 조선을 어떤 나라로 만들려 했는가, 독립운동가들이 꿈꾸었던 해방된 조국은 어떤 나라였는가, 친일파들은 해방 후 어떤 나라를 만들려고 했는가. 군부독재가 만들려고 했던 나라는 어떤 나라였는가, 4월혁명에 참여한 이들이 꿈꾸는 나라는 어떤 나라였는가… 끊임 없이 질문을 던지며 근현대사 100년의 중요한 고비를 짚었다. 저자는 일제가 천황제 파시즘이나 군국주의 파시즘에 순응하는 식민지를 만들려고 했던 반면 한국인의 자발적 독립운동은 1910년부터 이미 공화국을 세우려 했으며 3ㆍ1 운동 직후 세워진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보통선거에 의해 구성되는 나라를 구상했다고 강조한다. 결국 저자가 되짚은 지난 100년의 결론은 일제보다는 한국인이 세우려 한 나라, 친일파와 군부 독재세력보다는 민주화 운동에 참여한 이들이 꿈꾼 나라가 더 민주적이고 평화로운 나라였다는 것이다. 1만 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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