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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한국의 로펌문연 '김앤장' 성공 스토리

김앤장 이야기 / 김진원 지음, 마고북스 펴냄


37년 전 미국 유학에서 돌아온 김영무 변호사는 서울대 법대 동기인 판사 출신 장수길 변호사와 손잡고 광화문에 법률사무소를 차렸다. '김앤장'이라는 간판, 설립자나 주요 파트너 변호사의 성을 따 짓는 영어식 이름부터가 범상치 않은 시작이었다. 이들은 꿈도 남달랐다. 한국 경제가 이제 막 성장 국면으로 접어든 당시 '김앤장'의 목표는 기업 간 국제거래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영미식 로펌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었다. 기업의 국제 거래 자문이 무엇인지, 로펌이 어떤 일을 하는 곳인지 법조계의 인식조차 미미했던 시절이었지만 이들은 누구도 가지 않은 길을 과감히 선택했다. 시스템 구축을 위해 젊은 변호사 확보가 필요했다. 김앤장은 사법연수원을 갓 수료한 우수한 인재를 지속적으로 영입했다. '고시 패스한 내 자식이 판ㆍ검사, 영감님 되는 날'을 손꼽아 기다리던 부모들이 몸져 눕는 해프닝도 속출했다. 국제 법무 전문의 로펌을 만들자는 취지에 공감해 모여든 특급 인재들은 '연수원 출신 어소시에이트 변호사'를 도입했고, '선 실무 후 유학'이라는 김앤장의 차별화 된 시스템 속에서 전문성을 키웠고 각자가 해당 분야의 간판스타가 됐다. 단 2명에서 시작해 지금은 450명에 이르는 국내외 변호사 외에 공인회계사, 변리사, 세무사 등 전문 인력 700여명이 김앤장을 구성하고 있다. 규모 뿐 아니라 업무역량, 경쟁력, 전문성에서도 단연 으뜸이다. 오랫동안 법조 출입기자였던 저자는 김앤장의 성공비결을 이 같은 벤처 정신과 이노베이션에서 찾고 있다. 그리고 창업부터 지금까지 이어져온 '인재에 대한 투자'와 '전문화에 대한 노력'이 경쟁력의 발판이 됐다고 지적한다. 특히 김앤장의 초고속 성장에는 한국의 경제발전사가 그대로 투영돼 있다. 일례로 차관 도입이 한국경제를 이끌던 시기에는 선박금융, 수출 금융 등에서 중요한 거래를 자문했다. 외국인 합작투자와 기술도입, 중동 진출 등과 관련한 기업자문부터 GM대우의 설립 같은 빅딜의 법률자문도 맡았다. 80년대 AT&T와 LG의 광통신망 합작사업, 해외증권 발행과 해외투자 상담, 기업간 M&A 상담 등 자문으로 관여한 거래는 다 나열하기조차 어렵다. 김앤장의 성장과정과 경쟁력의 배경은 물론 회사 문화까지 상세히 들여다 볼 수 있는 책이다. 주요 업무 분야와 해당 전문변호사에 대한 소개도 있어 유용하다. 1만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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