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제 세월이 지나 DJ는 가셨지만 사모곡이 추모곡이 돼 편안하게 다시 세상에 나와 감회가 깊다”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삶과 생애를 기리는 가수 남진(사진)의 노래가 20년 만에 빛을 보게 됐다. 1987년 6.29 민주화 선언 직후 이도화씨가 작곡하고 남진이 부른 ‘님오신 목포항’이 그것. 이 노래는 당시 외부의 압력으로 활동을 접어야 했던 곡으로 최근 김 전 대통령 서거를 계기로 20년 만에 빛을 보게 됐다. 87년 남진이 가넷 엔터테인먼트와 전속하면서 LP판으로 처음 만들어진 ‘님오신 목포항’은 당시 공연윤리위원회 심의에서 반려되며 빛을 보지 못했다. 제작자 김성일씨는 심의도 내지 못한 채 정보당국에 끌려가서 ‘왜 이런 노래를 만들려 하느냐’고 혼났던 일화도 소개했다. 당시 음반을 제작했던 가넷 엔터테인먼트의 김성일 대표는 ‘님오신 목포항’을 새롭게 편곡해 9월 초 공개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대통령에 당선되기 직전이나 직후에도 음반을 낼까 생각해봤지만 핍박 받던 시절에 만든 곡이라 이미 대통령이 된 뒤 조정된 화해무드에는 적절치 않다고 생각했다. 그분이 서거하신 지금은 자연스럽게 추모곡 형태로 불릴 수 있을 것 같아 남진씨와 협의해 음반을 내게 됐다”고 밝혔다. 남진은 “이번에 새로 편곡하긴 했지만 20년 전 작업한 음악인지 의문이 들 만큼 앞서간 편곡과 멜로디”라고 소개하며 “당시 재야인사를 상징하는 ‘인동초 노래’로 지목 받아 어쩔 수 없이 활동을 중단했지만 좋은 반응이 있으리라고 본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