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값이 2000년대 이후 최장 기간 하락세를 기록했다.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도 매매 수요가 살아나지 않고 있어 집값 내림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15일 국민은행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 4월 둘째 주 이후 18주 연속 떨어졌다. 이는 국민은행이 주간 매매가 변동률을 조사하기 시작한 2003년 7월 이후 가장 긴 기간의 하락세다.
이전 기록은 2008년 하반기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의 15주(2008년 10월6일~2009년 1월12일) 하락이었다. 이른바 '버블세븐' 지역을 중심으로 집값이 최고 10~20%씩 떨어지던 당시와 비교하면 하락폭은 작지만 매매가는 꾸준히 내려앉고 있는 셈이다.
김규정 부동산114부장은 "거래가 끊기며 급매물이 계속 적체돼 지역 별로 기존 물건보다 500만~1,000만원가량 호가를 낮춘 매물이 계속 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집값 하락이 계속되면서 강남권 재건축아파트도 최근 '대장주' 노릇을 하지 못하고 있다. 중층재건축 아파트의 대명사인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가 6월 말 안전진단을 통과했고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도 최근 정비계획 수립을 위한 용역에 착수했지만 시장은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은마아파트 101㎡형의 경우 올해 초와 비교해 1억원 이상 낮은 8억원 초반대의 매물에도 매수세가 붙지 않는 실정이다. 대치동 T공인의 한 관계자는 "전에는 추진위 설립 등 작은 호재에도 단지 전체가 들썩댔지만 지금은 분위기가 전혀 다르다"며 "대출규제와 기준금리 인상 등 악재에 매수 심리가 얼어붙은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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