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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길 잃은 1기 신도시] "수직증축 허용해야"

■ 살릴 대안은 없나?<br>명확한 안전기준 마련후 시행을 아파트 내구성 강화 조건 내세워<br>재건축 사업 앞당겨야 목소리도

1기 신도시의 암담한 현실은 '노후화'가 주원인이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진행되는 노후화를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게다가 아파트 노후화 문제는 1기 신도시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나라 전역에서 발생할 사안. 결국 지속적으로 터져나올 노후화 문제에 대한 명확한 해결 방안을 마련해둬야 한다고 조언한다.

전문가들이 말하는 노후화 해결 방안은 크게 두 가지다. 수직증축을 허용해 리모델링을 활성화하는 것과 내구성 강화를 조건으로 재건축을 앞당겨 시행해야 한다는 것.

우선 명확한 안전기준을 마련해 가능한 지역부터 수직증축을 시행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리모델링 비용 마련과 노후화 해결이 동시에 가능한 수직증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규정 우리투자증권 자산관리컨설팅부 차장은 "수직증축이 해결되지 않으면 리모델링 사업의 진전이 어려울 것"이라며 "안전기준을 마련해 검증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수직증축 실현 가능성은 안전을 담보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고 이 점은 여전히 논란거리다.

분당ㆍ일산 등 5개 신도시 주민으로 구성된 1기신도시리모델링연합회는 정부에 2개 층 증축 허용을 요구하고 있다. 이형욱 리모델링연합회장은 "자재를 경량화해 하중을 줄이면 3개 층까지 수직증축이 가능하다는 대한건축학회의 발표가 있다"며 "지난해 말 마포 호수아파트가 2개 층 증축을 문제없이 해냈다"고 말했다.

반면 국토해양부는 안전 문제 때문에 2개 층 이상의 증축을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대한건축학회 연구 결과와 마포 호수아파트 사례만 보고 2개 층 이상 증축을 허용했을 경우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국토부 관계자는 "부실시공으로 일부 단지에서 사고가 날 경우 파장을 어떻게 감당할 수 있겠느냐"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따라서 수직증축을 통한 리모델링 대신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직증축을 하더라도 10년 정도 지나면 비슷한 문제가 또 발생할 것이기 때문에 오히려 재건축을 빨리 시행하되 이 참에 아파트 수명을 늘릴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자는 구상이다.

김현아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수직증축은 단기 처방이 불과하므로 조기 재건축을 허용하는 대신 아파트의 내구성을 늘릴 수 있는 강화된 조건을 내걸어야 한다"고 말했다.

국가에서 재건축을 앞당겨 시행할 수 있도록 배려해주되 도시정비법에 단서 조항 등을 다는 방법으로 건설사와 조합원에게 내구성 조건을 강제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1기 신도시를 계기로 20~30년이면 노후화돼 리모델링 논란이 발생하는 관행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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