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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타ㆍ점프 등 넌버벌 퍼포먼스가 잇따라 충정로와 정동 인근에 둥지를 틀면서 서대문ㆍ중구 일대가 넌버벌 퍼포먼스의 메카로 부상하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태권도와 태껸을 중심으로 공연되는 '점프'의 전용극장이 오는 9월 1일 기존의 종로3가 서울극장에서 정동 경향아트힐로 보금자리를 옮긴다. 지난 2006년 영화관으로 운영되던 종로2가 시네코아에서 상설 공연을 시작했던 점프는 계약기간 만료와 함께 지난 해 초부터 서울극장에서 공연을 하다가 이번에 다시 정동으로 자리를 옮기게 됐다. 경향아트힐에서는 넌버벌 퍼포먼스 '판타스틱' '오리지널드로잉'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 등이 공연되고 있고 테디베어뮤지엄, 롤링볼뮤지엄, 별난물건박물관 등도 자리잡은 복합문화공간이다. 이에 앞서 지난 2000년부터 국내 1호 넌버벌 퍼포먼스인 '난타'가 이 곳에서 전용관(308석)을 두고 상설 공연을 펼쳤지만, 넓은 객석 확보를 위해 지난 2월 충정로 전용극장(540석)으로 자리를 옮겼다. 1997년 전통예술무대로 시작해 2010년 전통뮤지컬 '미소(美笑)' 전용극장이 된 정동극장은 지난 16년 동안 90만명의 누적 관객이 찾으면서 이 지역 터줏대감으로 자리를 굳혔다.
아직까지 종로 일대에 '비밥'(종로구 관철동 시네코아), '사랑하면 춤을 춰라'(종로구 낙원동 허리우드극장), '드럼캣'과 '드로잉쇼 히어로'(중구 초동 명보아트홀) 등이 공연되고 있다. 하지만 3대 넌버벌로 꼽히는 '난타' '점프' '미소'가 모두 서대문 인근으로 이전하면서 넌버벌 퍼포먼스의 중심축은 서대문ㆍ정동 라인으로 옮긴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극장 주변에는 경희궁-서울시립미술관-서울역사박물관-경찰박물관-농업박물관, 정동길-덕수궁-덕수궁미술관-서울광장-청계천 등 도보 10분 이내에 관광 명소들이 몰려 있다. 게다가 공연장만 해도 충정로 난타극장-NH아트홀-문화일보홀-경향아트힐-정동극장-금호아트홀-세종문화회관-세실극장 등 8개가 밀집해 서대문 중심으로 문화 지도가 바뀌는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 관광객 1,000만명 시대에 접어들면서 외국인의 사랑을 받아 10여개의 넌버벌 퍼포먼스가 공연되고 있다. 그 가운데 7개(난타, 점프, 미소, 판타스틱, 비보이를사랑한발레리나, 오리지널드로잉쇼 등)가 서대문역과 광화문역 사이에 공연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서대문 권역으로 넌버벌 퍼포먼스가 몰리면서 관광객 유입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2009년 여의도 63빌딩에서 첫 공연을 올린 '판타스틱'은 지난 2011년 정동으로 옮겼는데, 이전 후 관람객이 2배 정도 늘어났으며 외국인 관람객 비중이 2009년 40%에서 2012년에는 80%로 늘어났다. 2007년 대학로에서 첫 선을 보인 '오리지널드로잉'도 지난 해 8월 정동으로 옮기면서 2회 공연으로 늘렸는데, 북핵 위협으로 한반도 정세가 불안했던 5월을 제외하고는 매출이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난타' 또한 엔저 및 북핵 위협 직격탄을 맞았지만 객석 규모가 1.5배 큰 충정로로 옮긴 후 관람객이 꾸준히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종로 지역보다 서대문 권역의 임대료가 30% 가까이 저렴한 만큼 '점프' 제작사인 예감 측은 이에 따른 순익 증대도 기대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표적인 넌버벌 퍼포먼스인 '난타'와 '미소'라는 콘텐츠가 정동에 자리잡고 있어 외국인 관광객 유입 효과가 큰 편"이라며 "특히 외국인 관광객이 단체든, 자유여행이든 광화문 일대를 중심으로 관광하는 경향이 있고 주요 공연들이 서대문 권역에 몰리면서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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