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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Story] 최종일 아이코닉스 대표

"아이들의 자연스런 모습 애니메이션 캐릭터에 담았죠"<br>멀쩡히잘다니던 회사 뛰쳐나와 창업 2년만에 유아용 캐릭터 '뽀로로'로 대박<br>재미와 교육 접목시켜 애니 시장서 돌풍 해외서도 각광… 작년 로열티 100억



동그란 뿔테안경, 40대라기에는 믿기지 않는 동안과 자유로운 옷차림. 최종일(46·사진) 아이코닉스 대표의 첫인상은 국산 애니메이션의 개척자라고 하기에는 믿기지 않을 만큼 부드러웠다. 하지만 일과 관련한 얘기로 들어가자 그의 둥근 외모와 아이 같은 표정 너머로 온갖 풍파를 겪으며 성공을 거둔 그의 고집과 의지가 물씬 풍겨나왔다. 최 대표가 만든 '뽀롱뽀롱 뽀로로'의 등장 이전까지 사실상 한국은 애니메이션의 하청기지나 다름없었다. 아기공룡 둘리같이 대중적인 인기를 끌었던 일부 작품도 등장하기는 했지만 인기를 실제 수익으로 연결하는 사업화 측면에서는 아직 걸음마단계를 넘어서지 못했었다. 이런 상황에서 평소 애니메이션에 애정을 갖고 있던 최 대표가 멀쩡히 다니던 광고회사를 박차고 나와 사업을 시작하겠다고 선언하자 주위에서는 아연질색을 했다고 한다. 하지만 몸담고 있던 애니메이션사업팀이 해체되고 팀원들 대다수가 구조조정으로 회사를 떠나야 하는 상황에서 그는 회사에 남아 있고 싶은 미련이 없었다. 그는 오히려 잔류를 권하는 사장에게 "애니메이션으로 성공할 자신이 있으니 투자를 해보는 게 어떻겠느냐"라고 제안할 만큼 당당했다. 그의 이런 자신감과 배짱을 높게 샀을까. 당시 사장은 최 대표를 믿고 개인투자자 자격으로 3억원을 선뜻 투자했다. 그는 여기에다 팀원들이 십시일반으로 모은 돈까지 합쳐 5억원의 자본금으로 아이코닉스를 창업했다. 그리고 지난 2003년 11월, 설립 2년 만에 유아용 애니메이션 '뽀롱뽀롱 뽀로로'를 세상에 내놓았다. 우여곡절 끝에 탄생한 뽀로로였지만 인기는 기대 이상이었다. 뽀로로는 이제 5세 이하 아동들 사이에서 아이돌 스타대접을 받는다. '오빠'들의 의상ㆍ머리모양 변화 하나하나에 울고 웃는 10대 소녀들처럼 꼬마 팬들은 뽀로로의 조그만 변화도 절대 놓치지 않는다. 뽀로로의 인기 때문에 생긴 에피소드도 많다. 7년여간 '뽀롱뽀롱 뽀로로' 시리즈를 이어오며 주인공들의 모습은 시즌별로 조금씩 바뀌었다. 제작자 입장에서는 "2등신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부자연스러운 움직임을 개선하고 상품화에 더 적합하게 캐릭터를 수정하는 작업"이었지만 열렬한 꼬마팬들은 아주 작은 뽀로로의 변화에도 혼란스러움을 느낀 것이다. 아이들의 성화에 못이긴 엄마들이 '예전 뽀로로를 돌려달라'는 요구사항을 게시판에 숱하게 올려 한동안 인터넷 사이트가 몸살을 앓기도 했다. 김 대표가 뽀로로 이후에 내놓은 '치로와 친구들' '꼬마버스 타요' 등 신작들도 서서히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재미(엔터테인먼트)를 중심으로 교육(에듀케이션)적인 요소를 잘 접목시킨 아이코닉스의 유아용 애니메이션은 이제 '흥행의 보증수표'로 자리매김했다. 무엇이 아이들로 하여금 최 대표의 애니메이션에 이토록 열광하도록 만드는 것일까. 그가 발견한 성공공식은 아이들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있는 그대로 담아내는 것이다. 아이들의 행동이 항상 '모범적'이진 않지만 절대로 잘못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아이를 직접 키우며 깨달았다고 한다. 아들이 장난감을 가지려고 서로 다투고 고집을 부리는 모습을 보며 최 대표는 수많은 시나리오를 만들게 됐다고 전했다. 그는 "수줍어 하는 아이, 내성적인 아이, 잘난 체 하는 아이 등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아이들의 성격을 그대로 캐릭터에 부여했다"며 "유아용 애니메이션에서 볼 수 있었던 교육적 이야기가 아닌 서로 다른 개성이 있는 친구들이 모였을 때 일어나는 갈등과 이를 극복하는 상황을 통해 아이들은 재미와 교훈을 동시에 느낀다"고 말했다. 최 대표가 발견한 성공공식은 세계시장에서도 그대로 통했다. 그가 만든 캐릭터들은 세계 110여개국에 수출돼 한류스타로 자리매김하면서 지난해에만 모두 100억원의 로열티를 벌어들였다. 그는 "로열티 수입을 기준으로 소비자들이 상품 구매에 지불하는 돈을 추정하면 연간 5,000억원가량"이라며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가 관람료, TV판권, DVD 제작 등을 통해 창출하는 부가가치가 1,000억원 정도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애니메이션을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보는 이유를 알 수 있지 않겠냐"고 말했다. 아이들의 슈퍼스타 '뽀롱뽀롱 뽀로로'는 이제 또 다른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기존 놀이기구(어트랙션) 위주의 테마파크와 달리 캐릭터와의 교감을 최우선으로 하는 '캐릭터 테마파크' 의 주인공으로 뽀로로가 곧 데뷔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최 대표는 "현재 조인트벤처를 설립해 캐릭터 중심의 실내 테마파크 사업을 추진 중"이라며 "이미 1호점(동탄 신도시), 2호점(서울 신도림동) 개점이 확정된 상태로 내년 1월이면 뽀로로 실내 테마파크를 만나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애니메이션 불모지에서 아무도 가지 않았던 길을 개척해왔던 최 대표. 그는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에서 어떤 새로운 콘텐츠를 선보여야 할지 나조차도 짐작할 수 없다"며 "하지만 변하지 않는 것은 아이코닉스만의 건강한 콘텐츠로 사람들을 즐겁게 하리라는 사실"이라며 도전적 기업가의 길을 계속 걷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가 또 어떤 도전으로 국산 애니메이션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킬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최종일 대표는
▦1965년 충남 부여 ▦1991년 성균관대 신문방송학과 ▦1991년 금강기획 ▦2001년 아이코닉스 엔터테인먼트 대표 ▦2006년 방송위원회(현 방송통신위원회) 국내제작애니메이션심의위원 ▦2006년, 2007년, 2008년 대한민국캐릭터대상 대통령상 수상 ▦2008년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이사 ▦2009년 한국애니메이션제작자협회 회장
"새장르 '웹애니' 내년 하반기께 콘텐츠 내놓을것"
매스미디어 이외 아이패드·갤럭시탭등 다양한 채널 활용 최종일 대표는 요즘 '웹애니메이션'이라는 새로운 장르 개발에 흠뻑 빠져 있다. 웹을 기반으로 삼아 수용자들에게 직접 콘텐츠를 전달하는 것으로 국내에서는 아직 생소한 분야이기도 하다. 최 대표는 "향후 미디어 환경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변화할지 모르겠지만 매스미디어에만 의존하던 시대가 끝났다는 것은 확실하다"며 "콘텐츠가 개발자로부터 수용자까지 가기 위해 매스미디어 이외에도 다양한 채널이 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웹 애니메이션은 우선 10회 정도로 만들어 첫선을 보인 후 시청자들의 반응을 감안해 최종 편수를 조율해나갈 계획이다. 최 대표는 "아이패드ㆍ갤럭시탭 등 모바일 디바이스 보급이 활성화되고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사이버공간에서 마음대로 선택해 볼 수 있는 시기가 왔을 때 콘텐츠를 내놓을 생각"이라며 "오픈 시기는 내년 하반기께로 예상하고 있으며 2년여의 제작기간을 거쳐 준비는 마친 상태"라고 밝혔다. 아이코닉스가 준비한 웹애니메이션은 두 마리의 동물들이 겪는 모험에 관한 이야기로 타기 연령층은 주로 아동과 청소년이다. TV애니메이션과 같은 까다로운 심의과정을 거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최 대표는 애니메이션 본연의 기능인 '재미'에 초점을 맞춰 다양한 표현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이코닉스가 주력해온 유아용 애니메이션 분야를 벗어나는 것에 대한 의견을 묻자 그는 "아직 세계에서 많이 유통되는 것은 아동용 애니메이션"이라며 "소비자들이 즐길 수 있는 건강한 애니메이션을 만든다는 아이코닉스만의 모델로 연령층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가격정책은 아직 고민 중인 대목이다. 그는 "세계적으로 처음 선보이는 형식인 만큼 수익모델은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며 "확실한 것은 웹에서 다운로드해 볼 정도로 충분히 가치 있는 콘텐츠여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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