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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에 대한 열정 방통중서 꽃 피울래요"

올 방송통신중학교 6곳 신설

학생 10명 중 9명 50대 이상

초등 동창 50년 만에 나란히 입학

"영어 배우고 싶어" 88세 신입생도

학생 10명 중 9명은 50대 이상. 최고령 88세부터 막내뻘인 50세 학생들이 중학교 학력 취득을 위해 올해 새로 문을 연 방송통신중학교로 몰렸다. 방송통신중학교는 방송통신대처럼 온라인 수업으로 중학교 학력을 취득할 수 있는 학교로 지난 2013년 개교해 올해 6개교가 신설됐다. 전국적으로 12개의 방송통신중학교가 있다.

오는 7일 개교하는 서울 아현중을 비롯해 강원 남춘천중·원주중·강릉중, 전북 전라중, 경남 진주중학교에는 가정 형편상 중학교를 졸업하지 못하거나 학업을 중단한 청소년들이 중학교 졸업장을 따기 위해 모였다.

평소 배움을 원한 한모(63)씨는 우연히 올해 개교하는 강원도 원주시 원주중학교 부설 방송통신중 홍보영상을 보게 됐다. 그동안 참아온 배움에 대한 미련 때문에 올해 방송통신중학교에 입학했다. 그는 "초등학교 동창과 50년 만에 중학교 입학을 하게 됐다"며 "지금이라도 용기를 낸 것이 얼마나 뿌듯한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고민할 것은 많았지만 며느리가 명쾌하게 고민을 해결해줬다. 원서를 일단 쓰라는 것. 한씨는 "남편은 초등학교도 나오지 못한 사람이었다"며 "배움이 짧은 부부 둘이서 아이들 교육을 책임지느라 고생이 많았다"고 술회했다. 이제 더 이상 아쉬움을 남기지 않기 위해 환갑을 넘긴 나이지만 용기를 냈다는 것. 한동네 사는 초등학교 동창이자 오랜 친구인 박모(63)씨에게도 용기를 내 중학교에 함께 다니자고 권유했다. 이제 한씨와 박씨는 초등학교 졸업 후 50년 만에 원주중 부속 방송통신중학교 1기로 이달 8일 입학식을 한다.

최고령 늦깎이 신입생도 국어와 영어 공부에 대한 열의를 불태우고 있다. 88세의 최고령 학생인 정모씨도 신입생. 정씨는 일제강점기 일본에서 야학으로 중학교 과정을 배웠지만 배움도 부족했다. 아흔을 바라보는 나이지만 남은 날들 동안 국어와 영어를 배우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다. 마침 방송통신중학교 성인반이 열린다는 얘기를 듣고 용기를 낸 정씨가 입학하게 됐다. 강원도 영월군에 사는 정씨는 출석하는 수업을 위해서는 원주시에 위치한 중학교까지 차로 한 시간 넘는 거리를 통학해야 하지만 피로할 새도 없이 들뜨기만 하다. 이들 신입생은 "이 나이에 입학하는 것이 자랑은 아니다"라며 한사코 익명을 요청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늦깎이 학생들이지만 배움에 대한 열정은 누구보다 높다"며 "전국에 중학교 학력 미취득자가 385만명으로 추산되는데 중학교 교육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방송통신중을 계속해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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