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조직은 안정을 원하고,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생존하기를 원한다. 그렇지만 조직을 둘러싼 환경은 계속 변화하고, 조직은 이러한 변화에 대응해야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조직이 기존의 익숙한 환경에만 안주해 변화하지 않고 현재의 정태적 안정(Static Stability)이 유지되기만을 바란다면, 그 조직은 시간의 문제일 뿐 결국의 도태되고 만다. 변화하는 환경에 대응해 계속 변화하는 것이 궁극적으로 그 조직의 안정을 유지하는 길이다. 이를 동태적 안정(Dynamic Stability)이라고 한다. 그렇다고 변화한다고 모두 다 잘 되는 것도 아니다. 변화하되, 올바른 방향과 시점, 방식으로 변화해야 한다. 기업가정신은 바로 이러한 동태적 안정을 추구하며, 변화에서 기회를 보고, 새로운 것을 만들어서 가치를 창출하는 효과적인 방식이다. 그렇다면 기존기업이나 스타트업, 또는 여러 다른 형태의 조직에서 기업가정신이 제대로 발휘되고 작동하게 하는 핵심요소는 무엇인가?
기업가정신의 가장 중요한 핵심요소는 물론 “기업가”(Entrepreneur)다. 사업의 성공 여부는 신규사업 기업가 및 창업 팀의 경험, 역량, 마음가짐에 달려 있다. 특히 스타트업의 경우에는 사업성공의 80% 이상이 기업가에게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수한 기업가는 축적된 경험, 기회에의 집착, 앞서려는 의지, 몰입, 모호성 수용, 적응성, 창의성, 의사소통 능력, 리더십, 현실감각이 뛰어나야 한다. 기업가를 키우는 데에는 대학의 역할이 중요하지만, 정부도 이러한 기업가를 육성하기 위해 창업교육과 인력육성 등 “지원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둘째는 “기회”(Opportunity)다. 새로운 사업 아이디어가 기술적으로 타당하고 시장도 있을 때 비로소 기회가 된다. 기업가는 기회의 여러 원천들을 민감하게 살펴 기회를 포착해야 하고, 사업과 기술의 미래 전망을 통해 패턴을 읽을 수 있어야 한다. 기회의 창이 열려 있을 때 사업을 추진하는 적절한 타이밍도 중요하다. 경쟁구도와 산업구조의 변화는 새로운 기회를 유발하는 경우가 많고, 정부도 시장 창출을 위해 규제완화나 정부구매 등 “구매자” 역할을 수행해 왔다.
셋째는 “자원”(Resources)이다. 기회를 먼저 포착하고 나면 그 다음에는 부족한 자원을 주로 외부에서 조달하는 것이 기업가적 방식이다. 사업을 추진하는 데는 사람, 자금, 설비, 사업계획 등 여러 자원들이 필요하지만, 이 자원의 상당 부분은 외부 네트워크를 통해 조달하고, 나중에 그 투자자들과 과실을 나누는 것이 기업가적 방식이다. 특히 고수익 고위험을 추구하는 스타트업에서는 타인자원을 잘 활용하는 오픈 이노베이션 방식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이러한 기업가적 자원 활용 방식은, 외부 투자자 그룹이 잘 형성되어 있을 때 더 효과적이지만, 정부도 민간부문의 투자 만으로 미흡할 경우에는 R&D투자와 펀드조성 등을 통해 “투자자”의 역할을 수행한다.
기업가정신의 마지막 핵심요소는 “생태계”(Habitat)이다. 기업의 입장에서 보면 생태계는, 필요한 자원과 역량을 제공하고, 새로운 제품·서비스의 개발을 가속화 하며, 상호 기술·시장 학습을 촉진하는 물리적법적제도적사회적 메커니즘이다. 특히 정부는 건강한 생태계 조성을 위해, 변화하는 환경에 부응하는 새로운 규칙을 제정하고 공정거래를 보장하는 “심판자”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야 한다.
기업가정신은 “현재 보유하고 있는 자원이나 능력에 구애받지 않고, 기회를 포착하고 추구하는, 사고방식 및 행동양식”이다. 그리고 그 기회는 변화 속에서 더 잘 찾을 수 있다.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변화를 감지하고, 그 변화에 대응하고, 그 변화를 기회로 삼으면서 지속적으로 함께 변화하는 것이 궁극적으로는 조직이 가장 안정적으로 살아남는 길이다. 기업가정신의 네 가지 핵심요소(HERO)를 잘 활용해 동태적 안정을 추구하는 리더야말로, 오늘날 창조경제시대의 새로운 영웅(HERO)이다. 정부도 기업가정신의 창달을 위해 지원자·구매자·투자자·심판자 역할을 잘 수행할 때, 기업가정신의 나라 대한민국이 더 가까워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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