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타임스(FT)는 국제금융협회(IIF)를 인용해 3·4분기 신흥국 금융시장에서 순유출된 해외투자금이 모두 400억달러(약 47조4,36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지난 2008년 4·4분기 때의 1,050억달러 이후 가장 많은 순유출액이다. 3·4분기 외국인투자가들은 신흥국 주식시장에서 190억달러를, 채권시장에서 210억달러를 각각 회수한 것으로 추산된다. FT는 자금유출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며 앞으로 이러한 양상이 지속되면 신흥국에서 금융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IIF는 신흥국의 해외자금 엑소더스가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 원자재 가격 하락과 함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불확실성을 반영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IIF는 특히 "연준이 9월16~17일 FOMC 회의에서 비둘기파적 신호를 보내면서 신흥국 투자가 일시적으로 늘었지만 이는 잠깐에 그쳤다"며 "21일부터 신흥국에서 자금유출이 재개됐다"고 밝혔다.
시장 전문가들은 신흥국에 대한 외국인들의 투자가 앞으로 더 위축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가이드스톤캐피털의 데이비드 스피카 글로벌 투자전략가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다수 신흥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이 떨어지고 있다"며 "신흥시장은 앞으로 1~2년 동안 사람들이 투자를 꺼리는 곳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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