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사정책연구원 강석구 박사는 22일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지하경제 양성화를 위한 불법도박 확산방지 국제심포지엄'에서 "우리 사회는 불법에 합법을 양보해 도박 시장을 해외와 불법 시장에 통째로 내줄 것인지, 합법 사행산업에 힘을 실어 잃어버린 시장을 되찾을 것인지 결단을 내릴 시기를 맞았다"고 진단했다. 이번 심포지엄은 김우남 새정치민주연합 의원과 경대수 새누리당 의원이 주최했다.
강 박사는 불법 도박에 맞설 근본적 대응 방안으로 합·불법 통합 매출총량제 실시를 제안했다. 종래 합법 시장에만 천착됐던 총량관에서 탈피해 불법 시장까지 아울러 실시해야 한다는 것. 이를 위해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가 불법 도박에 대한 정례적인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불법 시장을 합법 시장으로 최대한 흡수할 수 있는 현실적인 정책을 개발할 것을 촉구했다. 또 불법·해외 시장에 맞설 수 있도록 환급률이나 베팅 방식 등을 획기적으로 개선해나가는 등 우리 합법 사행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세제 개편, 모바일 시장 환경을 반영한 합법 사행산업의 대응 전략 수립, 불법 도박에 대한 범정부적 단속 등도 제안했다.
홍콩의 유일한 합법 베팅 운영주체 홍콩자키클럽의 최고경영자(CEO) 윈프레드 엥겔브레히트(독일)는 "과거 중국인 VIP 위주로 영업해온 마카오 불법 베팅 운영업자의 한국 진출이 최근 증가했고 한국인 운영업자도 필리핀·베트남·마카오 등지에서 활약하고 있다"면서 "불법 베팅 업체는 범죄조직의 자금원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아 다양한 사회문제를 일으키며 자선기금 등 사회로 환원돼야 할 자금 유입을 차단한다"고 지적했다. 홍콩자키클럽은 불법베팅 억제를 위한 경쟁력 강화를 추진, 베팅으로 잃은 금액의 10%를 환급해주고 경마 시행일수를 늘리는 한편 디지털 플랫폼 개발 등에 나선 결과 2013-2014시즌 매출이 2010-2011시즌 대비 56.3% 증가했다. 호주·싱가포르·말레이시아 경마 수석심판위원을 지낸 스콧 토마스 매슈(호주) 한국마사회 심판위원은 불법 베팅을 막기 위해 한국마사회와 정부·경찰의 정보 교류와 협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