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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차베스 놓고 정국 요동… 후계자 마두로 승리 가능성

■ 차베스 사망… 베네수엘라 어디로<br>30일 이내 재선거 치러야… 야권연대 도전 만만찮아<br>차기정부 친서방 기대감… 국채가격 등 치솟기도


"중남미 좌파의 리더인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4선 승리를 선언할 대통령 취임식을 고대해온 베네수엘라가 2년간의 암투병에서 패한 지도자의 장례식 준비에 들어가며 혼란에 빠졌다"

5일(현지시간) 차베스 대통령이 사망했다는 소식을 뉴욕타임스(NYT)는 이같이 타전했다. 피델 카스트로 전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이 권력 전면에서 물러난 뒤 중남미 반미연대의 상징이었던 차베스 대통령의 죽음으로 베네수엘라 정국의 시계는 한치 앞도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흐려졌다.

차베스 전 대통령은 1998년 처음으로 대통령에 당선된 뒤 지난해 말 4선에 성공, 임기를 총 19년으로 늘리며 사실상 '종신집권'을 꿈꿔왔다. 하지만 그의 죽음으로 현직 대통령 사후 30일 내 새 대통령 선거를 치러야 하는 헌법규정에 따라 '포스트 차베스'를 놓고 정국이 요동칠 것으로 전망된다.

주요 외신들은 지난해 말 차베스 대통령이 후계자로 지명했던 니콜라스 마두로 부통령의 승리를 예상하고 있다. 마두로는 지난해 12월 초 주지사 선거에서 압승하며 후계자로서의 면모를 과시했다.

하지만 이는 차베스의 그늘 아래서 치러진 것으로 지난 대선에서 차베스에게 11%포인트 차이로 패했던 야권통합연대(MUD)의 도전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선 후보였던 엔리케 카프릴레스는 주지사 선거에서 차베스 측 후보를 2배 이상의 표차로 따돌리며 승리했다.

NYT는 "마두로 부통령은 민중과 호흡해온 차베스의 이미지와 거리가 먼 인물"이라며 "차베스에 대한 향수에 힘입어 국민들의 지지는 받겠지만 이전과 같은 압도적인 규합은 힘들어 사회적 갈등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야권은 이때를 차베스의 그늘에서 벗어날 호기로 보고 카프릴레스를 주축으로 전면전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반차베스 구호만 내세울 뿐 대안 제시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어 정권탈환 가능성은 아직 낮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당장 양측은 대통령 권한대행에 대한 헌법해석을 놓고 일차적으로 맞붙은 상황이다. 엘리아스 하우아 외무장관은 "차베스가 대통령 권한을 위임했다"며 "마두로 부통령이 과도 대통령이 돼 선거를 치를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야권은 "헌법에는 대통령 유고시 국회의장이 대통령직을 맡도록 돼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 때문에 마두로 부통령은 장례식 정국을 정권 재창출로 이어가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마두로 부통령은 "평화수호와 국민보호를 위해 정부가 군대와 경찰을 재배치했다"며 "국가와해를 노리는 미국 등의 도전 앞에서 국민이 하나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군부 스파이 혐의로 미국 외교관 2명을 추방했다는 말도 함께 전했다.

한편 블룸버그는 이날 차베스 대통령 서거 소식이 전해진 뒤 베네수엘라 국채가격이 폭등했다고 보도했다. 2027년 만기가 돌아오는 국채 수익률은 0.13%포인트 떨어진 8.77%를 기록했다. 차베스 사후 베네수엘라 정부가 규제완화 및 신서방정책을 펼 것이라는 외국인투자가들의 기대감을 반영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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