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중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먼저 할 수도 있다"며 한미FTA 비준을 강하게 촉구해 미국의 반응이 주목된다. 핵안보 정상회의 참석차 워싱턴을 방문 중인 이 대통령이 12일 워싱턴포스트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뤄진 이번 발언은 FTA비준에 대한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는 오바바 행정부에 대한 일종의'경고적' 성격을 띠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까지 들먹이며 고강도 압박에 나선 것은 최종 타결된 지 3년이 가까워지는 한미FTA에 대한 비준이 지지부진한데 대해 안타까움을 표시하는 동시에 관심을 촉구하기 위한 것이다. 오바마 행정부는 그동안 FTA비준에 소극적인 행보를 보여왔다. FTA가 미국에도 도움이 된다는 외교적인 수사만 되풀이하면서 민주당의 반대의원을 설득하려는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또 기회 있을 때마다 자동차문제를 재협상해야 한다는 등 딴죽을 걸었다. 이렇게 미 행정부가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자 의회도 손을 놓고 있다. 한국 국회도 미국의 눈치를 보면서 비준을 미루고 있다.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으면 언제 비준될지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2007년6월29일 타결된 한미FTA는 부시 전대통령이 재임 중이고 이명박 대통령 취임 1년 차인2008년이 비준을 마칠수 있는 좋은 기회였으나 놓치고 말았다. 최근엔 비준에 대한 관심조차 떨어져 추진력이 점차 상실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올 정도다. 이번 이 대통령의 촉구를 계기로 오바마 대통령은 FTA에 대한 의회의 비준을 끌어내기 위해 적극적인 리더십을 발휘하길 기대한다. 자유무역을 실현하는 FTA가 양국의 경제관계는 물론 전반적인 우호협력을 크게 증진시키는 최선의 선택이라는데 누구도 이의를 달기 어렵다. 특히 미국은 한미FTA 비준을 양국의 문제가 아니라 대아시아 전략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이 대통령의 충고도 새겨들어야 한다. 특정 산업의 입장이나 좁은 관점에서 FTA의 유불리를 따지다가 큰 이익을 놓치는 우를 범해서는 안된다. 모두에게 이익을 가져다주는 자유무역의 확대라는 큰 안목에서 접근해야 하고. 나아가 한미간 동맹관계 강화를 위해서도 FTA는 큰 도움이 된다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만약 이 대통령이 지적한 대로 중국과 먼저 FTA가 실현될 경우 미국이 입게될 불이익에 대해서도 충분한 검토가 있어야 한다. 한국과 중국의 교역규모는 미국 일본과의 통상규모를 합친 것보다 커 FTA에 따른 효과는 엄청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국정부는 최근 한중FTA 필요성에 대해 업계의 의견을 수렴하는 등 준비에 나서고 있다. 한미FTA 비준을 계속 미적거리다가 한중과 한EU FTA에 뒤질 경우 경제적 손실도 커지만 미국의 이미지에도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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