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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헬기 추락 미스터리… 의문의 저공비행 왜?
기기결함 의혹에 "수리받은 적 없어" 반론도블랙박스 분석해야 원인 규명… 시일 걸릴 듯대형 참사 막은 순직 소방관 전원 훈장 추서
이완기기자 kingear@sed.co.kr
17일 오전 광주 광산구 장덕동 수완지구 아파트 단지 바로 옆 인도에 소방헬기가 추락했다. 사진은 사고직후 화재가 발생한 모습. (광주=연합뉴스)
지난 17일 세월호 참사현장 지원활동을 마치고 복귀하던 중 광주 도심에서 추락한 소방헬기가 애초 신청한 높이보다 저공 비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고헬기가 기체결함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수리를 받은 적이 없다는 주장도 제기되면서 사고원인에 대해 갖가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18일 공군 1전투비행단에 따르면 추락한 강원도소방본부 소속헬기(AS365-N3)는 17일 7,000피트(2,134m)에서 운항하겠다고 관제탑에 신청해 이륙허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은 비가 내리는 등 흐린 날씨 탓에 '계기 비행'이 요구되는 상황이었다. 즉 조종사가 직접 눈으로 주변 장애물들을 인식하며 비행하는 것이 아니라 헬기를 높은 고도로 상승시켜 계기판을 보고 비행하는 방식이 필요한 날이었다. 그러나 사고 직전 헬기는 애초 신청한 높이의 10분의1에 불과한 700피트(213m) 높이에서 저공비행을 했다.
사고 목격자들은 "헬기가 멀리서 날아오는 순간부터 높이가 낮았다"고 말했다. 공군의 한 관계자도 "관제사가 3,600피트(1,097m)로 상승하라고 해서 그 고도로 상승했는데 갑자기 고도가 계속 떨어지더니 레이더에서 사라졌다"며 "관제사가 비상 주파수를 이용해 호출했으나 응답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뿐만 아니라 공군 측에서 훈련 진행시 훈련기와 충돌을 우려해 헬기 조종사들이 700피트 높이를 유지하도록 하지만 이날은 공군 훈련도 없었다. 이런 점들을 감안하면 사고 당시 헬기의 고도가 비행이 불가능할 만큼 낮은 것은 아니었다.
이에 공군의 한 관계자는 "의도적으로 저공비행을 했는지, 다른 이유가 있어서 고도를 낮췄는지 정확한 원인을 국토교통부 조사를 지켜봐야 알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추락사고의 사고원인으로 지목되는 헬기의 기체결함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수리를 받은 사실이 없다는 주장도 이날 제기됐다.
강원도소방본부 정비팀의 한 관계자는 사고헬기가 기체 점검과 램프와 헤드라이트 등 장비 점검을 받았지만 램프와 헤드라이트·스위치를 교환 설치했을 뿐 기체 이상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는 가벼운 부품을 교환하는 정도여서 운항에 영향을 미칠 정도의 중대한 결함은 아니라는 말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순직한 조종사들이 베테랑 조종사였다는 점과 이미 헬기에 불이 붙은 상태에서 추락했다는 목격자 진술 등을 토대로 기체 결함에 대한 주장이 계속 나오는 상황이다. 블랙박스 분석에 통상 6개월가량 걸리는 점을 고려하면 사고원인을 규명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이날 안전행정부는 사고로 순직한 소방공무원 5명에게 급격한 추락의 순간에서도 대형 참사를 막아낸 점을 인정해 훈장을 추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순직한 소방공무원 5명을 특별 승진시키고 정성철(52) 소방경에게는 녹조근정훈장을, 박인돈(50) 소방위, 안병국(38) 소방장, 신영룡(42) 소방교, 이은교(31) 소방사에게는 옥조근정훈장을 추서하기로 했다. 강원도도 이들 5명의 합동 영결식을 오는 22일 강원도장으로 치르기로 하고 강원도청 별관 4층과 춘천 효장례식장 등 2곳에 분향소를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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